대구지역 건설업체들이 얼어붙은 부동산시장의 영향으로 미분양 물량이 급증하자 분양가를 낮추거나 아파트를 재단장해 특별 분양하는 등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22일 대구지역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구 대부분 지역이 투기지역으로 지정된 지난해 11월부터 미분양 아파트 물량이 증가하기 시작해 올들어 4,000여 가구에 이르는 등 급증하자 지역 건설업체마다 다양한 미분양 해소책을 강구하고 있다.
대구지역 중견 건설업체인 ㈜태왕은 지난해 12월 공급한 수성구 범어동 `범어 태왕리더스 명품(287가구)`의 계약률이 20%선에 머물자 최근 분양가를 34평형은 570만~2,070만원, 48평형은 1,500만~2,000만원씩 내려 재분양에 들어갔다. 분양가 인하폭은 층과 방향에 따라 차등을 뒀다. 미분양 물량에 대해서는 인하된 분양가를 적용하고, 이미 계약한 물량에 대해서는 계약을 변경해 잔금에서 인하된 금액만큼 공제하는 방법으로 전체 공급 물량에 대한 분양가 인하를 단행했다.
태왕은 또 수성구 파동에 들어설 `태왕리더스 파동(117가구)`의 미분양 물량에는 400만원 상당의 발코니 새시를 무료로 시공하는 동시에 계약금 비중을 분양가의 20%에서 10%로 낮춰 계약자의 초기부담을 줄이기로 했다.
화성산업 역시 지난해 11월 분양한 수성구 범어동 범어네거리 인근의 주상복합아파트 `범어화성파드림II`의 이름을 `범어 화성파크 리젠시`로 바꾸면서 주방공간이 좁다는 지적을 받은 58평형의 설계를 변경한 뒤 지난 12일 다시 분양에 들어갔다. 마감재도 친환경 소재로 고급화 시키는 등 소비자의 입맛에 맛보도록 대폭 보강했다.
이 회사는 또 지난해 11월 동시분양에서 대형평형 위주로 공급하는 바람에 미분양 물량이 대거 발생, 계약자들에게 계약금을 환불해줬던 `지산화성파크드림`의 설계를 변경해 다음달 3일 다시 공급한다. 지난해 공급 당시 50평형 이상이었던 이 아파트는 33평형 단일평형으로 설계를 변경, 현재 사업변경 승인절차를 거치고 있다. 회사관계자는 “재분양하는 아파트의 분양가가 최근 이뤄진 다른 아파트 분양가 보다 평당 100만원 이상 저렴하기 때문에 가격 경쟁력이 있다”고 재분양 성공을 장담했다.
이에앞서 대우자동차판매 건설부문은 지난해 12월 달서구 진천동에 공급한 `대우 진천이안`의 경우 미분양 물량을 소진하기 위해 `최저가 보상제`를 도입했다. 이 제도는 올해 인근에서 분양되는 아파트 분양가가 더 낮아질 경우 그 차액만큼을 계약자에게 환불하는 것으로 업체마다 미분양 물량을 줄이기 위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쏟아내고 있다.
<대구=김태일기자 ti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