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의 세월호 승선인원 집계에 또다시 구멍이 났다.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정부가 발표한 탑승자 수는 눈만 뜨면 바뀔 정도로 신뢰를 잃었는데 급기야 지금까지 공식발표라고 철석같이 믿었던 최종 승선 명단에도 포함되지 않은 외국인 시신이 선체에서 발견된 것이다. 이에 따라 세월호 승선자가 정부 공식 집계인 476명보다 훨씬 더 늘어나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어 정부의 엉터리 대응에 대한 비난이 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22일 민관군 합동구조팀에 따르면 지난 21일 오후9시께 중국인으로 보이는 시신 2구와 러시아인으로 보이는 시신 1구 등 외국인 시신 총 3구를 수습해 이들의 인적사항을 팽목항과 진도 실내체육관에 게시했다.이 가운데 중국인으로 보이는 리모(47·남)씨의 이름은 승선 명단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다른 중국인 리모(38·남)씨는 재중동포인 것으로 추정되고 있으며 러시아 국적 S(연령 미상·남)씨는 단원고 학생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들은 모두 승선 명단에 포함돼 있다.
정부는 세월호 탑승인원은 모두 476명으로 이 가운데 외국인은 5명이라고 밝힌 바 있다. 정부는 △러시아인 단원고 학생 △재중동포 리씨와 그의 예비신부 △필리핀 국적 선상 가수 2명 등 총 5명을 외국인 명단에 포함시켰다. 이 중 필리핀 가수 2명은 구조됐다. 정부의 집계대로라면 외국인 실종자는 단 1명만 남아야 하지만 명단에 없던 실종자가 나타나 정부 집계에 또 한번 치명적인 흠이 가게 됐다. 또한 476명이라던 승선인원도 최종 인원이 아닐 가능성도 커졌다.
정부는 사고 당일이던 16일 승선인원을 477명으로 발표했다가 이후 459명, 462명, 475명, 476명으로 계속 번복했다. 범정부사고대책본부의 한 관계자는 "18일 브리핑에서 밝혔듯 차량 탑승자도 있고 미신고자도 있어 정확한 승선인원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승선인원은 언제든 변동할 수 있다"고 밝혔다.
정부는 승객명단은 발표하지 않고 있다. 정부의 한 관계자는 "승선명단에 대한 수사가 진행되고 있어 직계존속을 제외하고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