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정대 현대모비스 부회장 열흘만에 사의 왜?

"개인적인 이유" 불구 인사 불만 등 추측 무성


이정대(57ㆍ사진) 현대모비스 부회장이 현대ㆍ기아자동차에서 자리를 옮긴지 채 열흘도 되지 않아 사의를 표해 업계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3일 현대모비스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개인적인 이유로 사직서를 제출했다"면서 "곧 수리될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이 부회장은 현대차그룹의 대표적인 재무통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14일 이 부회장을 현대ㆍ기아차에서 현대모비스로 이동 발령하며 "부품사업 역량을 강화하려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재계는 현대ㆍ기아차 최고 재경 전문가의 갑작스런 이동에 고개를 갸우뚱했다.

현대차그룹 인사가 예측 불가능한 특성이 강한 것으로 정평이 나 있지만 부회장급 임원이 자리를 옮긴 직후 사표를 낸 사례는 거의 없다. 더욱이 현대차그룹은 계열사로 이동한 임원을 본사로 다시 불러들이는 '회전문 인사'로 유명해 한직으로 이동했던 임원이라도 당장 사표를 낸 경우는 없는 것으로 유명하다.

정몽구 회장의 특명을 받아 2000년대 초부터 현대차그룹의 품질혁신을 이끌며 그룹 2인자라는 평가를 받았던 김동진 전 부회장(현 CNS테크 회장)도 현대모비스 이동 이후 9개월가량 근무하다 그룹을 떠난 바 있다.

따라서 업계에서는 이날 이 부회장의 사의가 이동인사에 따른 불만의 표시이거나 다른 요인이 있었던 게 아니냐는 무성한 관측이 나왔다.

이 부회장은 충남대 경영학과 출신으로 1981년 현대정공에 입사해 현대차 경영관리실장(전무), 재경본부장(부사장), 현대ㆍ기아차 기획조정실장(사장), 경영기획 및 CL사업부담당 부회장 등을 역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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