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신용보증조합 `있으나마나'

지방중소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지역신용보증조합들이 기금운용 배수가 두배에도 못미치는등 본래 취지와는 달리 유명무실한 것으로 나타났다.2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11월말 현재 경기조합등 8개 지역신보의 보증운용배수는 최고 1.74배에서 최저 0.09배로 지극히 저조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천신보는 기본재산 138억원의 0.09배인 13억원만을 보증해줬으며 광주신보 역시 보증잔액이 기본재산 172억원을 조금 넘는 177억원에 불과했다. 경남, 대구, 부산, 경기, 대전신보의 운용배수는 각각 1.28, 1.30, 1.40, 1.60, 1.74배로 나타나 8개 지역신보의 평균 운용배수는 1.22배에 그치고 있다. 이들 지역신보는 지난 9월 설립된 충남신보를 제외하고 1~2년 이상돼 업무경험이 충분함에도 대위변제에 따른 기본재산 잠식을 우려해 보증지원에 매우 소극적인 것으로 드러났다. 신용보증기관의 역할은 담보력이 부족한 기업들에게 기본재산보다 최고 20배까지 보증을 서 줌으로써 신용창출을 해주는 것이다. 실제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은 기본재산보다 13~14배의 신용보증을 공급하고 있다. 이에대해 중소기업청은 내년 400억원을 8개 지역신보에 50억원씩 출연해 주기로 했으나 이 역시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는 시각이다. 특히 업계에서는 이들 8개 지역신보의 기본재산을 합칠 경우 총 1,740억원이 되며 이 금액을 신용보증기금과 기술신용보증기금의 100여개 지방지점을 통해 신용공급을 한다면 최소 2조원의 추가신용이 창출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8개 지역신보의 총 보증잔액은 2,115억원에 불과하다. 지역신보는 지난 96년 지방중소기업을 지원한다는 명분하에 경기지역을 시발로 광역지자체마다 지자체및 금융기관, 대기업등이 기금을 출연해 설립됐다. 그러나 지자체가 제대로 기금출연을 하지 않아 기본재산이 대부분 100억~300억원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지역신보들은 대위변제에 따른 기본재산 잠식을 우려해 소극적인 보증으로 일관, 지역업체들로부터 비판을 받아왔다. 【이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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