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춘제) 선물로 인기를 끌어온 중국의 고급 바이주(백주)판매량이 부진하다.
명절을 앞두고 술 중개상들이 막대한 자금을 끌어들여 사재기에 나서는 등 품귀 현상까지 빚어졌던 예전과는 크게 달라진 분위기다.
중국의 새 지도부가 부정부패와 사치 척결을 강조하면서 고급 선물과 호화 접대의 대명사로 통하던 고급 바이주의 판매가 최대 성수기인 춘제를 앞두고도 좀처럼 살아날 기미가 보이질 않고 있다고 중국경제망이 15일 보도했다.
판매가 줄자 마오타이, 우량예 등 중국 전통 술을 대표하는 고급 바이주들도 체면을 구긴 채 가격할인행사까지 나서고 있지만 좀처럼 판매회복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다.
지난달 청두 시내 대형마트들의 고급 바이주 판매량은 마오타이가 전년 동기 대비 40% 줄었고 우량예는 60%가 감소한 것으로 집계됐다.
베이징 시내 주류 판매점에서 마오타이의 주력 상품인 53도 페이톈의 가격은 병당 1,660 위안(28만 원)이지만 여러 병을 사면 1,400 위안(24만 원)까지 할인해주고 있다.
한 주류 판매상은 “예전에는 한 번에 5~10병씩 사가는 손님이 많았는데 지금은 하루에 한 병 팔기도 어렵다”며 “여러 병을 사는 사람에게 200~300 위안(3만4,000~5만1,000원)을 깎아줘도 안 팔리기는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중국 중앙군사위원회는 지난달 인민해방군에 금주령을 내렸고 춘제 때에도 부대 내 음주 회식을 하지 말고 대민 봉사에 전념하라고 지시했다.
또 중앙 정부의 각급 부처와 기관들도 지난해 하반기부터 공무 접대비가 포함된 이른바 3공(公)경비를 공개하는 등 경비 지출에 대해 한층 엄격해진 사회 분위기도 바이주 판매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최근 고급 바이주에서 환경호르몬 물질인 가소제가 기준치를 초과해 검출된 사건도 판매량 감소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