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배터리 영업했어요

■ 유럽 출장 다녀온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
하반기엔 포드 방문 등 해외 마케팅 보폭 넓혀
신성장동력 진두지휘 "다음 출장지는 일본"

"배터리(전기차용) 영업하고 왔습니다."

이재용 삼성전자 사장이 유럽 출장을 마치고 귀국한 지난 11일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관에 들른 뒤 퇴근길에 기자와 만나 유럽 출장 성과에 대해 이같이 설명했다. 이 사장 스스로 자신의 출장 목적에 대해 '영업'이라는 단어를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해외 출장의 목적이 전기차용 배터리의 해외 거래선 확대에 있음을 분명히 해 해외 마케팅에 강한 의욕이 있음을 보인 것이다.

이 사장은 7일 독일 폭스바겐사의 마르틴 빈테르코른 회장과 회동을 가졌고 이탈리아 자동차회사인 피아트의 사내이사로 추천되기도 했다.

이 사장은 또 다음 출장 계획을 묻는 질문에 "아마도 일본일 것"이라고 답했다. 연초 도요다 아키오 도요타 사장과 만난 만큼 닛산이나 혼다의 최고경영자와 만나 전기차용 배터리 마케팅에 나설 것으로 관측된다.

이에 앞서 지난해에는 BMW 및 제너럴모터스(GM) 최고경영자(CEO)와 회동을 가지고 올 하반기에는 포드사도 방문할 예정이다. 전기차용 배터리 마케팅을 위해 경영의 보폭을 전세계 자동차산업 분야로 넓히고 있는 셈이다.

이 사장은 그룹의 주력이나 신성장 아이템의 해외 영업에 주력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의 경우 조수인 삼성모바일디스플레이(SMD) 사장과 함께 미국을 방문해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의 마케팅을 진두지휘한 바 있다. 전기차용 배터리 마케팅을 위해 독일 BMWㆍ폭스바겐 본사를 방문할 때는 박상진 삼성SDI 사장과 동행했다.

또 SMD가 지난해 8월 미국의 전자재료전문 업체인 유니버설디스플레이(UDC)사와 능동형유기발광다이오드(AMOLED) 특허 및 기술에 관한 협력 등 전략적 협력관계를 이끌어낼 때도 이 사장이 직접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AMOLED 사업을 출범 초기부터 추진해 산파역을 자청한 이 사장이 특허와 기술협력까지 이끌어낸 것이다.

업계에서는 이 사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 그룹의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부상하고 있는 사업의 경우 사실상 이사장이 진두지휘하는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계열사 사장과 함께 직접 해외 마케팅 현장을 찾아 마케팅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직접 문제를 파악하고 해결의 실마리를 찾기 위한 행보라는 분석이다.

한편 이 사장은 이날 퇴근 이후 예고 없이 프로야구 삼성과 LG전이 벌어진 잠실 야구장을 두 아들과 함께 찾아 열정적으로 응원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