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가 외국인 투자자 확대와 주가 상승을 위해 미국 증시 상장을 고려해야 한다고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JSJ)이 1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하지만 국내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의 미국 증시 상장 가능성이 크지 않고 의미도 없다고 일축했다.
WSJ가 이 같은 주장을 하는 것은 미국 투자자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는 데 제약이 많기 때문이다. WSJ는 “미국인들이 삼성전자에 투자하는 방법은 코스피 지수를 추종하는 상품이나 삼성전자를 포함한 기술주 지수에 투자하는 것인데 이는 삼성전자를 제외한 다른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너무 크다”고 지적했다. WSJ는 또 “일부 적극적인 투자자들은 장외 시장을 이용하기도 하지만 거래건수가 너무 적고 투명성에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WSJ는 삼성전자의 미국 증시 상장이 투자자뿐만 아니라 삼성전자에게도 이득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조사기관인 번스타인리서치의 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올 2ㆍ4분기 사상 최고 실적을 기록하고, 시장점유율도 경쟁업체인 애플을 제쳤지만 주가는 작년 말 대비 10%나 떨어졌다.
마크 뉴먼 번스타인리서치 애널리스트는 “외국인들이 삼성전자 주식을 사기 쉽지 않기 때문에 거래 규모가 제한되고 주가 상승도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애플의 하루 주식 거래량은 시가총액의 1.4%인 반면, 삼성전자는 0.2%에 불과하다. 뉴먼은 “대만의 반도체 회사인 TSMC도 일평균 주식 거래량이 시가총액의 0.2% 정도로 삼성과 비슷하지만 미국예탁증권(ADR)을 통해 이를 만회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국내 전문가들은 삼성전자의 뉴욕증시 상장 가능성을 낮게 보고 있다.
서원석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의 ADR 발행은 오래 전부터 나온 이야기인데 삼성이 돈이 모자라는 것도 아니기 때문에 굳이 나설 이유가 없다”며 “미국에 상장되면 공시를 비롯해 오히려 유지 비용이 더 많이 들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유가증권시장에서 삼성전자는 외국인들이 1,367억원 순매수하면서 사흘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