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장품 사업 진출이 해당 기업의 주가를 끌어올리는 마법사 역할을 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090430) 등 화장품 회사가 유커 수혜주로 부상하면서 시장의 주목을 받자 너도나도 화장품 사업을 유망하게 보고 뛰어드는 모양새다. 그러나 섣부른 투자는 금물이다. 전문가들 "부실에 허덕이는 기업이나 본업과 화장품이 아무런 관련이 없는 경우라면 신중하게 접근해야 된다"며 "화장품이 본업과 관련이 있는 기업이거나 확실한 판로를 확보해 실적을 낼 수 있는 기업 위주로 투자를 압축하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13일 삼성제약(001360)은 화장품 개발 및 판매업체인 신화아이엠을 인수한다고 장 시작 전 공시했다. 삼성제약은 이날 전거래일보다 8.96% 오른 3,8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삼성제약 외에 앞서 화장품 사업 추진 계획을 밝힌 서린바이오(038070)·창해에탄올(004650)·코아크로스(038530) 등의 주가도 상승곡선을 타고 있다. 지난해 말 종가 대비 이날까지 서린바이오는 53.57%나 급등했고 창해에탄올(42.94%), 코아크로스(41.47%)도 40% 이상 일제히 올랐다.
이들 기업 가운데 코아크로스와 삼성제약은 실적이 좋지 않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화장품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창해에탄올·서린바이오·코아크로스·삼성제약 중 창해에탄올과 서린바이오를 제외한 2개 사는 2013년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코아크로스는 적자전환했으며 매출액은 31.68% 줄어든 71억6,800만원을 기록했다. 삼성제약도 전자전환했으며 매출액은 0.77% 줄어든 469억2,100만원이었다. 삼성제약을 지난해 인수한 젬백스(082270)는 2013년 영업적자가 확대됐다.
이들은 또 본업이 화장품과 아무런 관련이 없다. 코아크로스는 통신장비 기업이며 삼성제약은 제약기업이다.
전문가들은 화장품 사업 진출 계획을 밝힌 기업 가운데 그나마 투자가 유망한 곳으로 창해에탄올과 서린바이오를 꼽았다.
창해에탄올은 일단 실적이 뒷받침된다. 창해에탄올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143.67% 늘어난 212억4,700만원, 매출액은 72.66% 증가한 2,352억500만원으로 예상됐다. 창해에탄올은 전라북도·GS칼텍스와 함께 '바이오콤비나트 기술개발 사업' 최종 사업자로 선정돼 화장품 보습제 원료(2,3-BOD)를 생산하고 있다. 김승 SK증권 연구원은 "보습제 원료(2,3-BOD)의 국내 시장 규모는 약 5,000억원으로 추정된다"며 "화장품 회사에 본격적으로 납품을 시작하면 회사 실적 성장에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린바이오는 실적은 부진하지만 본업이 화장품 사업이 관련이 있다. 서린바이오는 지난해 영업이익이 29.83% 줄어든 30억원, 매출액은 13.97% 줄어든 36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됐다. 서린바이오는 바이오 의약품, 바이오 신약, 노화 방지 미용기기 등을 생산하는 업체다. 최성환 교보증권 연구원은 "세계적인 고령화 추세와 소득 증가로 노화방지(안티 에이징) 시장이 확대될 것으로 전망된다"며 "올해는 지난해 실적 부진을 털고 매출액이 전년 대비 22% 이상 증가한 440억원에 달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