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부사 류현진

만루 위기 피안타 0
샌프란시스코전 6⅔이닝 1실점 호투
12경기 퀄리티스타트… 7승은 무산
절친 푸이그 활약에 팀 3대1로 이겨

올 시즌 9차례 만루 위기에서 맞은 안타는 0개. 25일(이하 한국시간)까지 류현진(26ㆍLA 다저스)이 남긴 경이로운 기록이다. 만루로 동료들과 팬들이 손에 땀을 쥘 때 야구장에 있는 단 한 사람은 느긋하기만 하다. 코너에 몰렸을 때 더 힘을 내는 ‘베테랑 신인’ 류현진이다.

류현진은 이날 로스앤젤레스의 다저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프란시스코전에서 7승을 올리는데 실패했다. 타석에서도 2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고개를 떨어뜨렸다. 6⅔이닝 동안 108개(스트라이크 63개)의 공을 던져 8피안타 4볼넷 2탈삼진 1실점으로 시즌 성적은 그대로 6승3패. 시즌 12번째이자 6경기 연속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투구 3자책점 이하) 달성에 평균자책점을 2.96에서 2.85로 낮춘 것에 만족해야 했다. 류현진은 이날까지 샌프란시스코를 3차례 만나 2패(평균자책점 2.84)만을 떠안고 있다.

화끈한 7승 소식은 다음으로 미뤄졌지만 류현진은 이날 12차례나 주자를 내보내고도 실점을 1점으로 최소화했다. 다저스의 굳건한 선발 한 축으로 다시 한 번 신뢰를 확인한 셈이다. 그는 3회 초 2사 만루에서 브랜든 크로퍼드를 좌익수 뜬공으로 잡아 실점을 면했고 5회 1사 뒤에도 볼넷과 연속 안타 허용으로 만루에 몰렸지만 다시 크로퍼드를 투수 앞 병살타로 처리해 4만여 홈 팬들의 환호를 받았다.

1대1 상황에서 류현진이 7회 2사 뒤 마운드를 내려가자 다저스 타선은 뒤늦게 터졌다. 8회 말 무사 1ㆍ3루에서 ‘류현진 절친’ 야시엘 푸이그가 1타점 짜리 결승타를 때렸고 핸리 라미레스의 내야 땅볼 때 마크 엘리스가 홈을 밟아 3대1이 됐다. 그대로 3대1로 이긴 다저스는 시즌 성적 33승42패를 기록했다. 여전히 내셔널리그 서부지구 최하위지만 3연승으로 최근 분위기가 상승세다. 1회말 시즌 7호 1점 홈런을 포함해 4타수 3안타 2타점을 퍼부은 ‘쿠바산 괴물’ 푸이그는 시즌 타율이 무려 0.442다.

경기 후 류현진은 “안타를 많이 맞았지만 1점밖에 내주지 않았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겠다”며 “나중에라도 팀이 이겨 기쁘다. 7이닝을 채우지 못한 게 아쉽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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