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후아파트 7년뒤 4배 급증… 재건축·리모델링 활성화를

건축 후 30년이 넘은 '노후 아파트'가 7년 뒤인 오는 2020년 현재의 4배로 급증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이에 따라 재건축과 리모델링 활성화를 통해 주택시장을 정비하지 않으면 향후 주택시장의 불안 요인이 될 가능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KB금융지주경영연구소는 1일 '아파트 노후화 진단 및 시사점'이라는 보고서를 통해 "올해 기준으로 건축 30년을 넘은 노후 아파트가 전국적으로 약 30만1,000가구 수준이며 재건축을 고려하지 않을 경우 2020년 122만5,000가구로 4배 이상 증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의 경우 노후 아파트 30만가구 중 절반 가까운 14만가구 남짓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노후 아파트는 7년 후인 2020년 수도권에서 282.7%, 비수도권에서 342.1%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경기도는 더 심각해 증가폭이 829.1%에 이를 것으로 분석됐다.

문제는 주택시장 침체로 아파트 재건축시장이 위축돼 오래된 아파트를 손쓰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재건축 아파트 준공 물량은 최근 크게 감소했다.

주택경기가 좋았던 지난 2002~2009년에는 연평균 2만4,000가구 정도의 재건축 아파트 준공이 이뤄졌지만 2010~2011년에는 연평균 1만5,000가구 수준으로 크게 줄었다.

전국 재건축 아파트 가격 역시 2002년과 2006년에 각각 32.8%와 35.4% 오르는 등 기록적인 가격 상승폭을 기록했지만 최근에는 고전을 면하지 못하고 있다. 서울의 재건축 아파트 가격은 지난 3년간 15.8% 하락해 일반 아파트(-5.6%)에 비해 3배 가까운 하락폭을 보였다.

강민석 부동산연구팀장은 "1980년대 이후 본격적으로 공급된 아파트 단지들의 노후화는 주택시장의 큰 변수가 될 것"이라며 "수명별로 체계적인 전략 마련을 통해 노후 아파트 정비 및 주택시장 안정이라는 두 가지 목표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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