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경제위기와 공급과잉의 영향으로 하락세가 이어지고 있는 국제 원자재가격은 2000년부터나 완만하게 반등하기 시작할 것이라고 세계은행이 3일 전망했다.세계은행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석유, 비목재 농산물, 금속, 광석 등의 가격은 낮은 수요와 대규모 공급 및 재고 확대 등으로 올해 더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이같은 물가의 하락세는 개발도상국과 극빈국 등 주요 수입원을 원자재에 의존하는 나라들에게 손실을 입힐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지적됐다. 98년 4·4분기 에너지가격지수는 전분기에 비해 8.9%가 떨어진 반면 비(非)에너지 가격지수는 단지 0.7%만 떨어졌다.
이 보고서는 『99년을 넘어서야 원자재값이 완만하게 회복될 것으로 예상되나 세계 경제의 성장 정도에 크게 영향을 받을 것』이라고 분석했으나 『앞으로 10년 동안은 상승세가 완만해 2010년경에도 수요보다 공급의 급속한 증가 때문에 실질 물가는 97년보다 낮은 수준에 머물 것』으로 전망했다.
세계은행은 이같은 원자재값 하락지속 전망과 관련, 『지금 세계가 아시아 경제위기, 기술발전과 자유화된 시장정책이 낳은 비약적 생산 증가 등으로 인해 구조적 가격파괴 현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한편 세계경제 성장률은 지난해 1.8%에 비해 올해 1.9%까지 올라갈 수 있지만 99년에 침체에 빠질 실질적인 위험이 상존한다고 경고했다.
이 보고서는 99년에는 유럽과 미국의 경제성장 둔화, 브라질과 러시아의 취약성을 내재한 신흥시장의 폭발 가능성 등을 고려할 때 농산물 가격은 약 5%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석유가도 재고가 많이 쌓이고 생산국들이 생산을 줄이려하지 않아 금속 및 광석과 함께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아시아의 경우 경기침체와 통화의 평가절하로 상품에 대한 수요가 크게 줄어들고 있으며, 전세계적으로 상품 공급물량이 급속히 늘어나고 있어 상품가격의 하락을 가속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표적인 예로 지난 95~96년중 세계 농업생산은 10.5%나 증가했으며 알루미늄은 93~94년의 가격급등으로 생산량이 96년 6%, 97년 4.5%씩 늘어났다. 구리생산량도 96년과 97년에 9.1%와 2.9%씩 증가했다. 또 니켈 생산은 95~97년중 11.4% 증가율을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