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여왕 방한 이틀째] 필립공 대륭정밀 방문

방한 이틀째를 맞은 엘리자베스 영국여왕의 부군인 필립公은 20일 오전 서울 구로구 가리봉동에 위치한 위성방송 수신기 전문제조업체인 대륭정밀을 방문했다.당초 예정시간보다 8분 늦은 이날 오전 11시 3분께 대륭정밀 생산공장 현관에 도착한 필립公은 이 회사 이병무(李秉茂·59)회장과 이행부(李幸夫·59)사장, 권혁준(權赫浚·53)부사장, 김덕규(金德圭·59) 한국산업단지공단이사장의 영접을 받고 곧바로 공장안으로 들어가 전 생산공정을 자세히 살펴봤다. 대륭정밀 관계자들과 함께 공장 안으로 들어선 필립公은 생산단계마다 멈춰서 안내를 맡은 權부사장에게 작업의 성격을 질문하는 등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또 첨단제품 생산라인의 작업자 장은숙(張銀淑·23)양에게 다가가서는 『불량품이 하루에 몇개 정도 나오느냐』 『하루 근무시간이 얼마나 되느냐』 는 등 각별한 관심을 나타내기도 했다. 이어 필립公은 80여명의 연구개발인력으로 구성된 2층 연구소에 들러 컴퓨터를 이용, 3차원으로 제품을 설계하는 과정과 이 회사에서 현재 개발중인 위치추적 장치(GSP)장비를 둘러 보기도 했다. 필립公이 이날 방문한 대륭정밀은 지난 82년 설립된 회사로 전 세계에서 위성방송기 수신기(SVR)를 가장 많이 제조판매하는 기업으로 평가 받고 있다. 아울러 지난 89년이래 국내외 50여개 경제업체들에게 단 한번도 1위 자리를 빼앗기지 않을 많큼 기술력에서 탄탄한 기업으로 인정받고 있다. 대륭정밀은 지난 91년 11월 필리핀에 100% 출자한 현지 법인을 설립한데 이어 95년 4월에는 영국 북아일랜드 크라이 가본에도 현지법인을 설립, 해외시장 개척에도 전념하고 있다. 그 결과 국제통화기금(IMF)체제였던 지난해에도 환율상승으로 인해 오히려 가격경제력이 제고 전체매출 2,178억원 가운데 99% 이상을 수출하는 실적을 올렸다. 공장 안내를 담당했던 權부사장은 『필립公이 왕실 인사 답지 않게 권위의식은 전혀 보이지 않고 상당히 자상한 면모를 보였다』며 『전제품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고 말했다. 대륭정밀에서 이날 30분 가량 머문 필립公은 방명록에 서명한 뒤 다음 행선지인 정수기능대학으로 떠났다. /박민수 기자 MINSOO@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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