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11총선과 12·19대선 등 정치적 이벤트가 몰려있는 2012년이다. 비단 우리나라만 해당되는 것은 아니다. 미국, 프랑스, 러시아 등 전 세계 58개국이 선거로 지도자를 뽑는다. 후회 없는 한 표를 던지는 데 길잡이가 될 정치 신간 두 권을 묶어 소개한다.
뉴욕대 정치학과 석좌교수가 펴낸'독재자의 핸드북'은 통치의 본질을 꿰뚫는 책이다. 저자는 정치의 동력은 통치자의 사적인 이해관계에 따른 계산과 조치라는 점을 책의 출발로 삼는다. 이를 위해 루이14세, 히틀러 등 역사적 인물은 물론 북한 김정은 부위원장, 최빈국 파키스탄에서 개인 자산이 40억 달러에 이르렀던 자르다리 대통령, 구호물자를 내다 팔아 개인 주머니를 채운 미얀마의 탄 슈웨 장군 등에 이르기까지 독재자들을 끌어와 권력의 속성을 파헤친다. 저자는 특히 '보상의 원칙'에 방점을 찍는다. 지난 해 2월,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의 실각을 불러온 중대한 이유는 지지자들에 대한 보상이 충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70년대 이집트 석유파동 이후 미국은 이집트-이스라엘 평화조약 체결에 결정적 역할을 하게 된다. 이후 이집트는 줄곧 미국의 원조를 받아왔는데 최근 이마저 중단되고 대규모 실업 사태까지 겪으면서, 지지세력에 대한 무바라크의 보상이 줄어들게 되는 상황에 이른다. 무바라크 정부에 충성하고 시민을 진압하는 불쾌한 일을 감수할 만한 인센티브를 잃어버린 지지세력(군부)은 결국 등을 돌리게 됐고 철권통치는 그렇게 막을 내렸다는 것이 저자의 논리다. '지지'와 '보상'이라는 키워드와 논리로 저자는 이처럼 권력의 이면에 감춰진 본질을 설명해 나간다.
'왜 어떤 정치인은 다른 정치인보다 해로운가'는 정치학자가 아닌 정신의학자에 의해 쓰여진 책이다. 저자는 1900년부터 2007년까지 미국의 자살률과 살인통계를 보면서 자살률과 살인율의 변화 주기가 대통령 권력 교체와 맞아떨어진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이후 무엇이 이 같은 결과를 초래했는지 의문을 품기 시작하며 이 통계에 대한 다각적인 검증을 시작한다. 저자는 빈곤, 불평등, 실업이 증가하면 자살과 살인이 증가하는데, 美 민주당 집권기보다 공화당 집권기에 실업, 빈곤 등이 더 심해진다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저자가 이 책을 통해 말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책의 마지막 장에 담겨있다. 저자는 "선거 운동의 틀을 두 후보의 개인적인 대결로 몰아가려는 목적 중 하나는 두 당의 실제 정책 차이가 무엇인지에 유권자가 주목하지 못하게 만들려는 데 있다"며 개인이 아니라 그가 속한 정당과 그에 결부된 모든 이념을 보고 한 표를 행사하는 것이 왜 중요한지 설명한다. 각각 1만6,000원·1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