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생과 영어, 예체능 과목 사교육비가 늘면서 학생 1인당 사교육비가 4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정부가 사교육비를 줄이겠다며 발 벗고 나섰지만 헛심만 쓴 꼴이 됐다.
27일 교육부와 통계청에 따르면 초중고교 학부모와 학생 7만8,000명을 대상으로 '2013년 사교육비·의식조사'를 한 결과 지난해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23만9,000원으로 지난 2012년보다 3,000원(1.3%) 증가했다. 2010년 이후 줄곧 감소세를 보이던 1인당 사교육비가 4년 만에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학교급별 1인당 사교육비는 초등학교가 23만2,000원으로 5.9% 증가했고 중학교와 고등학교는 각각 26만7,000원, 22만3,000원으로 2012년보다 3.3%, 0.4% 감소했다. 이 조사가 시작된 2007년 이후 고등학교의 1인당 사교육비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국어와 영어·수학 등 일반교과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19만1,000원으로 전년 대비 2,000원(-1.0%) 감소했으며 영어(8만1,000원), 수학(7만4,000원), 국어(1만6,000원)가 대부분을 차지했다. 영어 교육비용만 1.3% 많아졌고 사회·과학(-18.2%), 국어(-5.9%), 수학(-1.3%) 등 나머지 과목은 줄었다.
예체능 교과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음악 1만9,000원, 체육 1만6,000원, 미술 9,000원으로 전년과 비교해 미술(28.6%)과 체육(14.3%)이 많이 늘었다.
성적이 상위권일수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높아졌다. 상위 10% 이내 학생의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는 31만6,000원으로 하위 20% 이내(16만2,000원)의 두 배 수준에 달했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1인당 월평균 사교육비가 많아지다가 중학교 1학년(27만2,000원) 때 정점을 찍고 줄어드는 경향을 보였다.
지역별로는 서울(32만8,000원), 대전(25만9,000원), 경기(25만3,000원), 대구(24만2,000원) 등 4개 시도의 1인당 사교육비가 전국 평균을 웃돌았다.
지난해 사교육 참여율은 68.8%로 전년보다 0.6%포인트 줄면서 6년째 감소세를 이어갔다. 초등학교는 0.9%포인트 증가했고 중고교가 각각 1.1%포인트, 1.5%포인트 감소했다. 주당 사교육 참여시간은 5.9시간으로 전년보다 0.1시간(-1.7%) 줄었다.
지난해 전체 사교육비 규모는 18조5,960억원으로 전년보다 4,435억원(-2.3%) 줄었다. 전체 초중고생이 매년 25만명 안팎씩 감소하는 것을 고려하면 사교육비 총 규모 감소세는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분석된다.
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이날 논평을 내고 "정부는 사교육비 증가를 심각하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중학생들의 사교육 과열을 바로잡기 위해 고교 입시체계를 개선하고 영어·수학 사교육비 감소를 위한 근본대책을 마련하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