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지하철 5~8호선 운영을 맡고 있는 도시철도공사의 차기 사장 후보가 4명으로 압축됐다. 4명의 후보 가운데 현역 임원도 포함돼 있어 도시철도공사 설립 이후 첫 내부출신 사장이 나오는 게 아니냐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
25일 서울시 등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이후 공석 상태인 도시철도공사 차기 사장 선정을 위해 구성된 내부 사장추천위원회는 지난 23일 서류심사를 통해 최종 면접대상자 4명을 선정했다. 최종 면접대상은 현직인 김성호 도시철도공사 고객서비스본부장을 포함해 권육상 부산·김해경전철 전 대표, 김선호 전 철도시설공단 수도권본부장, 김천우 제주도의회 정책자문위원 등 4명인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사장 공모에는 9명이 지원서를 냈지만 사추위는 1차 서류면접을 통해 4명으로 압축했다. 사추위는 이들 4명의 후보들을 대상으로 27일 오전 최종 면접을 본 후 서울시에 2명을 사장 후보로 복수 추천할 계획이다.
도시철도공사 사장 선임이 이슈로 부각되는 것은 박원순 서울시장이 재선에 성공한 후 하는 첫 산하기관장 인사라는 점 때문이다. 박 시장은 지난 2011년 10월 보궐선거에 당선된 후 서울메트로·농수산식품공사·SH공사·서울연구원·서울산업진흥원 등 주요 시 투자·출연기관장 대부분을 외부인사로 물갈이했다. 이에 따라 도시철도공사 사장 선임은 앞으로 있을 산하 기관장들의 인사 잣대를 가늠할 바로미터가 될 수 있다.
특히 퇴직 관료가 각종 지하철 유관기관에 들어가 관리·감독을 소홀히 하는 바람에 각종 안전사고가 끊이질 않고 있다는 이른바 '철피아(철도공무원+마피아 합성어)' 논란이 불거지면서 외부 낙하산 관행이 차단될지도 관심이다. 지금까지는 서울시 양대 지하철공사 사장에는 서울시 공무원 출신들이 내려가는 경우가 많았다. 지하철 2호선 추돌사고로 사의를 표명한 장정우 서울메트로 사장을 포함해 역대 서울메트로 사장 15명 중 잠시 거쳐 간 경우까지 포함하면 10명이 서울시 고위직 출신이었다. 도시철도공사의 경우도 임기만료로 3월에 그만둔 김기춘 사장도 서울시 도시교통본부장을 지냈다.
하지만 최근 철피아 논란이 거세지는 가운데 이번에 사장 후보로 압축된 4명 가운데 현직 본부장이 포함돼 있어서 내부출신 사장이 처음으로 나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이 조심스럽게 제기되고 있다.
도시철도공사 관계자는 "후보공모 절차를 거쳐 9명이 응모한 가운데 최근 서류면접을 통해 4명의 사장 후보가 압축된 것으로 안다"며 "최종 결정은 27일 면접결과에 달려 있고 사추위에서 2명으로 압축해 서울시에 복수 추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