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T 보도 "올 신흥국 M&A규모, 유럽 첫 추월"

올해 이머징 국가에서 실시된 인수ㆍ합병(M&A)의 규모가 사상 처음으로 유럽을 넘어섰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20일 보도했다. FT는 이날 "글로벌 기업들이 빠르게 성장하는 중국ㆍ브라질 등의 시장에 대한 선호도를 높이고 있어 신흥시장의 M&A 규모가 유럽을 넘어서게 됐다"며 "(타깃 기업에 머물던) 신흥국 기업들이 인수자로도 적극 나서고 있어 전과는 다른 향방을 예고하고 있다"고 전했다. 신문에 따르면 올들어 지금까지 신흥시장에서 타결된 M&A 규모는 5,757억달러에 달하며 유럽시장의 M&A 규모인 5,502억달러를 넘어섰다. 이는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신흥국의 M%A 규모가 유럽 시장의 절반에 불과했던 점에 비하면 괄목할 만한 변화다. 계약 건수 면에서도 신흥국 M&A는 올들어 전체 글로벌 M&A 건수의 30%까지 올라섰다. 반면 유럽의 M&A 건수는 전체의 29%로 12년만의 최저치로 떨어지며 역시 신흥국에 순위를 내줬다. 특히 신흥국 기업들은 이머징시장 내 M&A를 주도하기 시작해 눈길을 끌고 있다. 올 들어 신흥국에서 진행된 10대 M&A(규모 기준) 중 신흥국 기업이 인수자로 나선 사례는 무려 6건에 달했다. 또한 이 중 4건은 자국 기업을 타깃으로 한 M&A로 나타났다. 카를로 칼라브리아 뱅크오브아메리카(BoA) 부회장은 "신흥시장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력이 그들에게 미치는 영향을 더 잘 이해하기 시작했다"며 "M&A로 (세를 불리면) 선진 시장에 접근이 용이해지고 원자재 및 상품시장을 확보할 수 있음이 입증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국가별로는 중국의 계약 규모가 1330억달러에 달하며 올들어 가장 인기를 끈 시장으로 나타났다. 브라질 인도와 러시아 기업이 각각 그 뒤를 이었다. 신문은 이들 브릭스 4개국 기업의 계약 규모가 전체 신흥시장 계약 건수의 절반을 차지했다고 전했다. 이밖에 신문은 올 여름 한국석유공사가 영국 다나를 대상으로 해외에서 처음으로 적대적 M&A를 시도하는 등 천연자원 확보전쟁도 격화됐다고 전했다. 신흥시장 중개 업체로는 크레디트스위스 은행이 신흥시장에서 1,030억달러의 계약 규모를 이끌어내며 1위에 올랐고 모건스탠리와 BoA가 그 뒤를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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