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업계 '골프 마케팅' 뜬다

골프대회 개최… 골퍼 출신 직원채용…프로선수 후원…
"고객 만족도·인지도 높이기 탁월한 효과"

대우증권 주최로 지난 8월 인천 스카이72골프장에서 개최된 한국여자프로골프투어에서 우승한 이보미(왼쪽) 선수가 대회 마지막 홀에서 퍼팅을 위해 라이를 보고 있다. /사진제공=대우증권

최근 들어 골프 대중화의 붐을 타고 국내 증권사들의 골프 마케팅이 갈수록 활기를 띠고 있다. 프로골프대회 개최와 프로선수 후원은 물론이고 프로골퍼를 직원으로 채용해 고객서비스에 나서는 증권사도 등장하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우리투자증권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출신의 직원 영입을 추진하고 있다. 우리투자증권은 최소 2명 이상의 여성 프로골퍼를 직원으로 채용하기 위해 현재 서류심사 등을 마치고 이르면 오는 10월부터 업무를 시작하도록 할 계획이다. 증권사들 가운데서는 가장 먼저 프로골프대회를 개최한 우리투자증권은 앞으로 프로골퍼 출신 직원을 통한 우수 법인이나 개인 고객들을 상대로 한 골프클리닉과 우수 고객 유치 마케팅 등을 추진할 방침이다. 현재 증권업계에서는 대우증권이 2명의 프로골퍼를 마케팅부 소속으로 채용하고 있으며 몇몇 증권사들이 추가로 프로골퍼 직원 채용에 나설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투자증권의 한 관계자는 "우수 고객들의 골프에 대한 니즈와 마케팅을 결합시키기 위해 프로골퍼 직원 채용을 추진하고 있다"며 "회사의 마케팅 전략과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미 증권사들은 최근 들어 앞다퉈 골프대회를 유치하는 등 골프를 영업전략에 적극 활용하고 있다. 3년 전부터 우리투자증권이 여자프로골프대회를 개최하고 있고 지난해에는 대신증권이 대회 개최에 나섰다. 대우증권도 이달 초 제1회 KLPGA대우증권 클래식을 개최했고 유진투자증권과 메리츠종금증권도 프로골프대회 행사를 진행했다. 증권사들의 경우 프로골프대회를 유치하는 데 약 10억원가량의 비용이 들지만 고객만족과 인지도 제고 측면에서의 효과를 고려하면 '남는 장사'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특히 주요 고객사 사장 등 VIP고객들은 개막 전에 앞서 열리는 프로암대회에서 유명 출전선수들과 함께 라운딩을 할 수 있는 혜택도 주어져 만족도가 높다는 게 증권사들의 전언이다. 프로골퍼들에 대한 후원도 활발하다. 이미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지난해 초 신지애 선수와 5년간 75억원의 메인 스폰서 계약을 맺고 미래에셋증권 등 계열사들의 광고와 이벤트 등에 적극 활용하고 있고 키움증권과 대우증권도 각각 배상문ㆍ최나연 선수를 후원하고 있다. 이처럼 증권업계가 골프마케팅에 적극 나서고 있는 이유는 골프 이용층이 증권사나 자산운용사의 타깃 고객층과 유사해 고급스러운 자산관리 이미지를 부각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증권사 입장에서는 골프대회 개최와 선수 후원에 이어 골퍼 직원 등을 통한 VIP고객 서비스를 높이면서 거액 자산가를 포함한 고객 유치까지 노려볼 수 있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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