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우(사진) 우리금융 회장 겸 우리은행장은 "(매수자가) 탐이 나도록 우리금융의 조직을 확 바꾸겠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14일 공식 취임식을 하루 앞둔 13일 서울경제신문과 가진 단독 인터뷰에서 "우리금융이 제대로 민영화하기 위해서는 조직 전반을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곳으로 바꾸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 회장은 어느 때보다 밝은 표정으로 "우리금융을 매수자가 살(인수)만한 곳으로 혁신할 것"이라며 "기업 가치를 높이고 시장으로부터 제대로 된 평가를 받을 수 있도록 좋은 조직을 만드는 것이 최고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영업력 회복을 조직 수술의 우선 목표로 삼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인력 전반을 영업 중심으로 돌릴 것"이라며 "우선 우리금융지주의 인력을 확 줄여 이들을 현장으로 내보낼 것"이라며 "이를 통해 계열사 간의 시너지를 높일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효율적이고 합리적인 조직이 반드시 인력의 슬림화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해 강제 구조조정 작업은 피할 것임을 내비친 뒤 "다만 조직 전반이 생산적으로 굴러갈 수 있도록 경영 혁신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같은 줄기에서 우리은행을 비롯한 우리금융 계열사들의 인사도 최대한 앞당길 방침이다.
이 회장은 "우리금융과 자회사들의 임원 인사를 아무리 늦어도 7월 중순까지는 마무리하겠다"며 "인사의 폭은 은행의 경우 비교적 크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금융은 이미 지주에 이어 우리은행과 계열사 은행장과 사장단이 모조리 일괄 사표를 낸 상태다.
이 회장은 신제윤 금융위원장이 밝힌 '도덕적 측면'에 대한 수술 작업도 단행할 뜻을 밝혔다.
이 회장은 "회장 스스로 모범을 보일 것"이라며 "조직과 시스템이 잘 갖춰지면 도덕적 측면도 스스로 나아질 것으로 믿는다"고 밝혔다. 그는 같은 줄기에서 "회장 스스로 최대한 인사 청탁을 받지 않는 조직 문화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이를 위해 "계열사들의 책임 경영 체제를 확립할 것"이라고 밝혀 회장의 권한 상당 부분을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에게 위임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 우리금융 전반에 걸쳐 낭비 요소를 없앨 것"이라며 "이를 위해 전사적인 혁신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당면한 기업 구조조정에 대한 입장도 밝혔다.
이 회장은 이날 사실상 워크아웃(기업 개선작업)이 확정된 쌍용건설과 관련해 "국익을 위해서라도 쌍용건설을 살려야 하며 다른 채권금융회사들이 주채권은행의 의지에 동참해준 것에 대해 감사함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그러면서 "기업을 살리기 위해 영업이익이 줄어들더라도 무조건적으로 나쁘게만 봐서는 안 된다"며 "여기에 책임을 지고 의사 결정을 하는 은행원에 대해 비난(책임 부과)을 해서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이 회장의 이 같은 발언은 쌍용건설과 STX 등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최근 은행들이 대규모 충당금이 쌓이는 것을 우려해 보신주의로 흐르고 있는 것을 우려한 것으로 해석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