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샘이 홈쇼핑 판매로 톡톡한 효과를 보면서 그 영역을 1,000만원을 훌쩍 넘는 초고가 시장으로까지 넓히고 있다. 홈쇼핑 채널을 통해 초고가 제품 판매를 시도한 것은 업계 최초의 일로 브랜드에 대한 자신감에 힘입어 점차 고가 시장에까지 박차를 가하는 모양새다.
한샘은 지난 9일 저녁 9시30분부터 140분 동안 롯데홈쇼핑을 통해 판매한 부엌가구 제품 '키친바흐'에 대해 총 300건의 주문예약이 들어왔다고 13일 밝혔다. 키친바흐는 지난 2006년 한샘이 고급 부엌가구 시장을 겨냥해 최고급 자재를 활용하고 자동화 기술을 접목시켜 출시한 브랜드다.
특히 키친바흐는 제품 등급에 따라 가격이 프레스티지 2,500~3,000만원, 프리미엄 2,000~2,500만원, 베스트 900~1,900만원 등에 이를 정도로 홈쇼핑 판매 제품 기준으로는 매우 비싸다. 한샘 관계자는 "1,000만원이 넘는 가구제품을 홈쇼핑에서 판매하는 것은 업계에서 처음 있는 일로 안다"며 "주문예약 300건이면 예상보다 상당히 성공한 셈"이라고 평가했다.
한샘은 키친바흐가 설치 제품인 만큼 주문예약 가운데 절반 정도가 실제 계약 완료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상담부터 실제 계약까지는 3~4개월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며 "100세트만 팔려도 매출이 20억원 가까이 되는데 이는 회사 입장에서 매우 큰 성과"라고 설명했다.
한샘이 이렇게 초고가 제품까지 홈쇼핑 채널을 활용하게 된 것은 그동안 축적된 브랜드 인지도에 대한 자신감과 홈쇼핑 판매 노하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지난 2008년 부엌가구로는 처음 홈쇼핑 판매를 시작한 뒤 현재 3개 방송사에 부엌가구를 비롯, 붙박이장ㆍ책장ㆍ수납장ㆍ침대 등 다양한 품목을 팔고 있다.
앞서 한샘은 가격이 300만원을 넘는 부엌가구 '유로 아일랜드', 욕실가구 '하이바스' 등이 잇따라 홈쇼핑에서 대성공을 거둔 바 있다. 하이바스의 경우 지난해 6월26일 방송에서 주문매출 37억원을 기록하며 롯데홈쇼핑 개국 이래 최대 금액 기록을 세웠다. 이에 힘입어 지난 2009년 31억원으로 출발했던 홈쇼핑 매출도 지난해 429억원으로까지 성장했다. 올해도 매달 최대 매출을 경신하며 키친바흐 판매 직전인 지난 5월까지만 벌써 223억원의 매출을 기록하고 있다.
한샘 관계자는 "300~400만원대 제품을 처음 판매할 때만 해도 과연 이것이 홈쇼핑에 통할 것인가 반신반의하는 분위기였으나 이제는 어떠한 라인업도 판매 가능하다는 자신감을 얻었다"며 "앞으로 홈쇼핑 판매를 지속적으로 늘려갈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