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시중 방송통신위원장이 최근 과열 양상으로 치닫고 있는 국내 이통사의 마케팅 경쟁에 일침을 놓았다.
최 위원장은 7일 서울대 행정대학원 주최로 열린 조찬강연에서 SK텔레콤ㆍKTㆍLG유플러스의 마케팅비 과잉 집행을 지적하고 소모적인 마케팅 경쟁을 자제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KT가 시장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KT가 1조원을 쓰면 SK텔레콤은 1조5,000억원을 쓸 수 있다"며 "KT와 LG유플러스는 마케팅으로 승부할 것이 아니라 연구개발(R&D)과 신제품, 해외시장 진출 등으로 경쟁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 위원장은 "지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이통사의 투자가 5조4,000억원에서 6조4,000억원으로 증가한 데 비해 마케팅비는 4조5,000억원에서 8조5,000억원으로 늘어났다"며 "마케팅비를 많이 써도 이통사의 시장점유율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정부가 제시한 22% 마케팅비 가이드라인은 현재 권장사항이어서 법적 제재를 할 수 없다는 한계가 있다"면서도 "이통사들이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게 만드는 여러 가지 지렛대가 있는 만큼 이를 지키는 업체에는 적절한 수단의 보상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KBS 수신료 인상 문제에 대해서는 "정치권에서 어떤 문제가 제기될 때마다 KBS의 중립성과 공정성을 거론하는데 KBS를 영국 BBC, 일본 NHK 모델로 꼭 만들겠다는 소망이 있다"며 "KBS의 변화를 위해 수신료 현실화 등의 당면과제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아이폰 열풍'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했다. 그는 "아이폰을 도입한 전세계 89개국 중 우리나라가 85번째라는 수치를 볼 때마다 화가 나 실무자를 다그치고는 한다"며 "변화를 추구하고 새로운 세계에 도전해야만 정보기술(IT) 강국의 걸음을 계속 이어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