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삼성동 한국전력 본사, 뚝섬 현대자동차 부지 등 서울시내 기업에서 보유한 대규모 부지 개발에 따른 땅값 상승분을 전액 환수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업들로서는 부지 용도변경 등에 따른 개발이익이 크게 줄어 사업추진에 새로운 변수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시의 한 관계자는 13일 “새로 마련한 신도시계획운영체계에 의거해 1만㎡ 이상의 대규모 부지 개발에 따른 용도변경으로 땅값이 오르면 이 금액을 100% 환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예컨대 공업지역에서 준주거지역으로 용도가 변경돼 땅값이 600억원에서 1,500억원으로 뛰었다면 차익분 900억원을 전액 환수하겠다는 것이다. 이 관계자는 “대규모 부지 개발은 기본적으로 토지보유자가 기존 용도로는 더 이상 사용할 수 없게 된 땅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하기 위해 내놓은 정책”이라며 “토지보유자가 용도변경에 따른 시세차익을 누릴 경우 특혜를 받는 셈이므로 땅값 상승분을 반드시 환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울시는 지난해 11월 1만㎡ 이상의 대규모 부지 개발을 활성화하기 위해 용도변경을 통한 개발을 허용하는 ‘신도시계획운영체계’를 발표했으며 지난 3월 말 업체들로부터 31개 부지에 대한 개발신청을 받아 타당성 검토를 벌이고 있다. 개발을 신청한 땅에는 성수동1가 삼표레미콘(현대차 뚝섬부지), 구로동 CJ영등포공장, 서초동 롯데칠성 물류센터, 삼성동 한전 본사, 대치동 대한도시가스 본사 부지 등 주요 기업이 보유한 토지들이 대거 포함돼 있다. 서울시가 용도변경에 따른 땅값 이익을 100% 환수하기로 한 것은 당초 밝혔던 개발이익 환수방안보다 더욱 강화된 것이어서 주목된다. 서울시는 2월 신도시계획운영체계 시행방안을 발표하면서 개발에 따른 전제조건으로 대상 부지 면적의 20~48%를 공공용지 등으로 기부채납 받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시는 이 같은 당초 방침을 더욱 강화해 땅값 상승분 전액을 환수하고 환수된 이익을 고도지구ㆍ경관지구 등으로 묶여 상대적으로 낙후된 지역의 도로와 공원ㆍ복지시설 등 인프라에 투자할 계획이다. 땅값 차익은 공시지가를 기준으로 산정할 경우 실제 이익과 격차가 커질 수 있다는 점을 감안, 감정가격으로 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시의 이 같은 환수방침으로 현재 개발계획을 밝힌 업체들의 사업계획 수정도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사업계획안을 제출한 업체의 한 관계자는 “일정 부분 공공기여를 해야 한다는 점에는 공감하지만 이익환수 규모가 너무 크면 사업성이 악화될 것”이라며 “일부 보유부지는 사업 자체를 보류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