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이 철근과 형강제품 가격을 내린다.
이는 철근과 형강 제조에 사용되는 원자재인 고철 가격 급락에 따른 것으로 올 들어 철강제품 가격이 떨어진 것은 처음이다. 이에 따라 동국제강 등 동종업계도 조만간 가격인하에 나설 것으로 보이며 후판 등 다른 철강제품 가격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대제철은 31일 “11월1일 출하분부터 기존 1톤에 102만1,000원이던 철근(13mm)은 92만1,000원, 119만원이던 H형강(소형)은 109만원, 117만원이던 일반형강(소형)은 107만원으로 각각 10만원씩 인하한다”고 밝혔다.
현대제철은 “하반기 원재료 가격 하락에도 불구하고 환율불안과 시장상황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가격인하에 신중을 기해왔다”면서 “하지만 최근 철근과 형강의 원자재인 고철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여 가격인하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현대제철은 올 들어 고철 가격 상승세에 맞춰 철근은 총 6차례, 형강은 7차례 가격을 인상했다. 하지만 지난 8월 이후 글로벌 금융위기와 건설경기 침체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수요가 급감, 고철 가격이 고점 대비 절반 이하로 떨어지자 가격인하를 단행했다. 특히 이번 가격인하는 수요감소로 최근 감산한 데 이어 가격마저 낮춘 것이어서 철강업계 전반이 경기침체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분석된다.
한편 현대제철이 가격을 인하함에 따라 동종업체인 동국제강은 물론 포스코 등 다른 철강업체들도 조만간 가격인하 대열에 동참할 것으로 보인다. 대부분의 철강제품 수요가 크게 줄어든데다 원자재 가격이 급락하는 현상황에서 기존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기에는 부담이 크기 때문이다.
철강업계의 한 관계자는 “현재까지는 시장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면서도 “현대제철이 가격조정의 테이프를 끊은 만큼 다른 철강기업들도 조만간 가격을 인하할 것”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