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상생의 유통환경 만들어가자


최근 국내 농수산물 유통 환경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자본력이 강한 대형유통업체가 늘어나면서 생산자들은 대규모 물량을 소화할 수 있는 공급처를 확보하게 됐으나 동시에 대형유통업체와 거래에서 갈등을 빚기도 한다. 대형유통업체를 통한 농수산물 유통은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지고 있지만 불공정한 거래 발생에 대한 위험성도 적지 않다. 특히 공정거래 관련 지식이나 정보가 부족한 생산자들은 대형유통업체와의 관계에서 대등한 교섭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대형유통업체의 일방적이고 불합리한 요구를 받아들이는 등 불공정 사례가 종종 발생하고 있다. 농수산물 유통의 또 다른 변화의 축은 달라진 소비 트렌드이다. 신선하고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소비자의 관심은 직거래처럼 새로운 유통경로에 대한 요구로 이어지고 있다. 농수산물 직거래는 생산자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함으로써 유통단계를 단축하고 거래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절감시켜준다. 이러한 직거래는 생산자와 소비자 모두에게 경제적인 혜택을 줄 뿐 아니라 합리적인 가격 설정을 통해 물가를 안정시키고 도ㆍ농 간 교류를 확대하는 효과도 거둘 수 있다. 이처럼 급변하는 유통 환경에 적절히 대응하지 못한 생산자들은 물론 소비자들도 크고 작은 피해를 입거나 블편함을 겪을 수 있다. 농수산물유통공사는 공정거래를 확립하기 위해 생산자들에게 관련 규정 등을 제대로 알리는 '불공정거래 대응 매뉴얼'을 발간하는 등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지난 4월에는 국내외 우수 직거래장터에 대한 사례연구와 조사를 바탕으로 직거래장터 개설 및 운영 정보를 담은 운영 매뉴얼을 제작, 관계자들에게 배포했다. 직거래장터가 점차 확대돼가는 시점에서 이러한 노력이 밑거름이 된다면 실제로 직거래장터의 개설을 원하는 지방자치단체 등이 시행착오를 줄이고 성공적으로 장터를 운영할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 농수산물 유통은 흔히 혈액순환에 비유된다. 어느 한 곳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전체적인 흐름이 막혀 몸 전체에 큰 병이 생길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농수산물 유통과 관련해서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용어가 바로 '상생'이다. 불공정거래 근절이나 직거래장터 활성화 등은 모두 상생의 가치를 지향하고 있다. 생산자들은 노력에 대한 정당한 보상을 돌려받고 소비자들은 합리적인 가격으로 구매할 수 있으며 동시에 유통업자들도 중간 매개체로서의 역할에 충실한 유통환경이 바로 우리가 지향하는 '상생'의 모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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