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레바논 사태 "이번주가 분수령"

美·유럽등 레바논에 평화유지군 파견 긍정 반응
헤즈볼라선 강력거부…화해전망 여전히 불투명



12일간 400여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이스라엘과 레바논 헤즈볼라간 전쟁이 이번주에 최대 고비를 맞을 전망이다. 양측의 교전이 여전히 치열한 가운데 국제사회의 중재 움직임이 본격화하면서 레바논 남부 지역에 다국적 평화유지군을 파견하는 방안이 급부상하고 있다. 시리아와 사우디아라비아, 프랑스 등 중동과 유럽 국가들은 물론 강경노선을 굽히지 않았던 이스라엘과 미국도 '평화유지군 구상'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레바논 사태가 극적 반전을 이룰 수 있을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하지만 한쪽 당사자인 헤즈볼라가 이를 거부하고 있어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번 주가 분수령= 평화 유지군 파병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는 쪽은 이스라엘이다. 에후드 올메르트 이스라엘 총리는 23일(현지시간) 독일의 프랑크-월터 슈타인마이어 외무장관과 만난 자리에서 "이스라엘은 유럽연합(EU)에서 파견하는 군대로 이루어진 군사력이 레바논에 배치되는 것을 받아들일 용의가 있다"고 말했다. 존 볼턴 유엔주재 미국대사도 이날 CNN과의 인터뷰에서 "국제연합(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인정하는 다국적군에 대해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동과 유럽 국가들도 '정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시리아의 파이살 알-메크다드 유엔주재 대사는 "시리아는 미국과 상호 이익을 위한 대화에 나설 준비가 돼 있다"고 말해 종전을 위한 중재의사를 밝혔다. 사우디아라비아ㆍ프랑스ㆍ독일ㆍ영국도 미국과 이스라엘에 '즉각적인 휴전'을 촉구했다. 이와 관련 프랑스와 독일은 지난 주말 특사를 파견해 이스라엘 관계자들과 개별 접촉에 나섰고,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도 23일 중동 방문길에 나서는 등 중동 평화를 위한 각국의 움직임이 활발하다. 특히 오는 26일 아랍과 유럽간 긴급회담이 예정돼 있어 이번 주가 레바논 사태의 최대 고비가 될 전망이다. ◇화해 전망은 여전히 불투명= 이처럼 '평화유지군 구상'이 힘을 받고 있는 것은 사태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면서 국제사회의 해결 압력도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은 유엔을 비롯한 국제사회로부터 '인도주의의 파괴자'라는 비판을 받고 있고 전쟁과정에서 최소 37명이 사망하는 등 인명피해도 간과할 수 없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평화유지군이 파병되면 레바논 남부의 헤즈볼라 세력을 통제할 수 있으리라는 기대감도 타협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하지만 미국과 이스라엘은 "헤즈볼라의 테러 위협이 사라지지 않으면 휴전 의미도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하고 있다. 헤즈볼라의 무장해제 없이 평화유지군도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상 항복을 의미하는 무장해제를 헤즈볼라가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실제 헤즈볼라는 다국적군 구상이 처음 나왔을 때 "이것은 이스라엘의 조건"이라며 일찌감치 반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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