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랑이 화가' 이목일 화백의 새해 각오


”호랑이해인 2010년에는 호랑이의 웅대한 기상과 혼이 모든 시민에게 전해지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호랑이 1만 마리를 그려 호랑이 화가로 불리는 이목일(58ㆍ사진)화백은 ‘경인년(庚寅年)’ 새해가 남다르다. 그가 호랑이를 그리기 시작한 지 7년, 첫 ‘호랑이해’를 맞기 때문이다. 이 화백이 민족의 혼을 상징하는 호랑이를 그리기 시작한 것은 2000년 봄, 교외선(신촌-의정부)이 내려다보이는 고양시 원당역 인근의 한 마을회관을 빌려 작품활동을 하던 시기였다. 어느 날 밤 집으로 돌아가던 중 기차가 지나가는 것을 호랑이가 눈을 부라리며 달려오는 것으로 착각해 놀라 넘어진 뒤부터 그는 호랑이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그가 그린 호랑이는 전통적인 모습보다는 약간 우스꽝스럽고 친근한, 아주 서민적인 모습을 하고 있으면서도 기백과 혼이 담겨있다. 백두산 호랑이부터 지리산 호랑이, 인왕산 호랑이, 웃는 호랑이, 달빛 아래서 포효하는 호랑이 등 자연과 어우러진 다양한 모습의 호랑이를 그려냈다. 그는 2003년 한인 미주 이민 100년 기념으로 뉴욕에서 호랑이 1만 마리 전시회를 가져 미국 언론에 소개됐고 이듬해 세계적인 프로골퍼 타이거 우즈가 그의 호랑이 판화 작품 12점을 사면서 유명세를 탔다. 내년 1월29일부터 2월12일까지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그 동안 그린 호랑이 그림을 모아 전시회를 준비중인 이 화백은 “호랑이를 그리고 나니 우리에 갇혔던 동물이 풀려난 것처럼 해방된 기분이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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