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신증권의 실질적인 오너인 20대 형제가 수백억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 보유 주식을 일부 처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일 금융감독원 및 증권선물거래소에 따르면 2004년 9월 타계한 양회문 전 대신증권 회장의 두 아들인 홍석(25).홍준(22)씨가 올들어 자사 주식을 각각 39만여주씩 장내에서 매각, 총 170억원 가량의 현금을 확보했다.
이들은 올 1월부터 2월 중순 사이에 20차례에 걸쳐 각각 10만여주를 장내에서 처분했다. 처분 단가는 2만원∼2만8천원선으로 모두 50억원 안팎에 달하는 것으로추산된다.
이들은 또 대신증권 주가가 평균 2만1천원 수준에서 움직이던 2월 중순부터 3월초까지도 각각 29만여주를 팔아 120억여원을 현금화했다.
이에 따라 홍석.홍준씨의 보유지분은 작년 12월말 4.04%, 3.98%에서 이달 15일기준 3.26%, 3.21%로 감소했다.
이들 형제가 보유주식 처분에 나선 것은 상속세를 마련하기 위해서다.
대신증권 관계자는 "상속세를 내기 위해 지분을 처분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주가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조금씩 지분을 처분해 왔으며, 이제 마무리단계에 도달했다"고 말했다.
고 양 전 회장은 두 아들과 딸 정연(28)씨에게 총 701억4천200만원 규모의 대신증권 주식 400만8천119주를 상속했다.
당시에도 대신증권 오너 일가는 지분 상속에 따른 세금 납부를 위해 일부 지분을 처분할 계획이라고 밝혔었다.
세법상 30억원을 초과하는 상속재산에 대해선 50%의 세율이 적용되지만 공제 등을 감안할 때 홍석씨 등 3명은 300억원 안팎의 세금을 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과거 재계의 상속세 납부 실태를 보면 2004년 고 설원량 대한전선 회장의 유가족들이 3천여억원의 재산상속분에 대해 40.5%인 1천355억원을 신고해 화제를 모은바 있다.
당시 대한전선 유족들이 신고한 상속세는 고 신용호 교보생명 창립자 유가족(1천338억원)과 고 이임룡 태광산업 회장 유가족(1천60억원)보다 많은 사상 최대 규모였다.
고 설 회장의 유가족들은 400억원대에 달하는 주식 상속세 납부 방안으로 주식물납이나 지분 매각을 통한 현금 마련 등을 고려할 것으로 관측됐으나 결국 전액 현금으로 납부, 세금납부로 인한 지분 변동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대신증권은 최근 홍석씨 형제의 지분 처분으로 최대주주 지분율이 작년3월말 9.18%에서 최근 7.03%까지 낮아짐에 따라 적대적 인수.합병(M&A)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증권가는 우려했다.
현재 대신증권은 양 전 회장의 미망인인 이어룡 회장이 이끌고 있으나 현재 서울대 경영학과 4학년에 재학중인 홍석씨가 졸업과 함께 대신증권에 입사해 본격적인경영 수업을 받을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