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금융위기 끝이 보인다
美도 "2,500억弗 투입 9개 은행 지분 매입"
이상훈
기자 shlee@sed.co.kr
"은행 지분투자로 국가가 금융권을 책임진다는 것은 바로 위기의 끝을 알리는 신호다." (필립 핀치 UBS글로벌은행 투자전략가)
미국 정부가 총 7,000억달러의 구제자금 중 우선 2,500억달러를 투입해 주요 9개 금융기관의 우선주 등을 사들이기로 결정하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급속히 안정되고 있다. 이에 앞서 유럽도 2조3,000억달러에 달하는 대규모 구제자금을 투입하기로 해 이번 조치가 글로벌 금융시장 안정에 전환점이 될지 주목된다.
14일(현지시간) 미 재무부는 골드만삭스 등 주요 금융기관 최고경영자(CEO)들과 긴급회동을 갖고 2,500억달러를 투입해 은행 지분을 사들이는 방안을 골자로 하는 구제금융대책을 발표했다.
이번 조치는 당초 금융권의 부실자산을 인수하기로 했던 데서 한발 더 나아가 미 재무부가 은행 주식 인수를 통해 금융시장에 직접 개입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한 것으로 유럽에 이어 미국도 사실상 은행 국유화와 다름없는 조치를 취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방안에 따르면 미 재무부는 9개 메이저 금융기관의 우선주 매입을 비롯, 수천개 은행에 긴급 유동성을 지원하기 위해 2,500억달러를 투입하고 추가로 1,000억달러를 들여 악성채무를 구제하기로 했다. 또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은행 간 대출 재개를 위해 선순위 채권을 3년간 지급 보증하는 한편 예금보장 한도도 25만달러에서 더 늘리기로 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로즈가든에서 성명을 통해 "위기에 처한 은행을 일부 국유화하는 조처는 은행들이 대출업무 등 정상적인 비즈니스를 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단기 대책"이라고 설명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가 전날 유럽의 구제금융 조치에 이어 글로벌 금융시장 위기를 진정시키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폴 크루그먼 프린스턴대 교수는 "은행을 국유화하는 영국식 구제금융안이 완벽하지는 않지만 가장 효율적"이라며 "금융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국제공조로 금융시장의 위기감도 줄어들게 됐다"고 진단했다.
한편 일본도 이날 은행권의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달러화를 무제한 공급하고 지방 은행에 예방적으로 공적자금을 투입할 수 있도록 한 한시법인 '금융기능 강화법' 부활 등을 담은 금융안정화대책을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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