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통 없는 사랑과 안식은 없더라는 것을 이야기하고 싶었다. 깊이, 넓게 겪을수록 당신은 더 자유로워질 것이다. (중략) 다른 무엇에도 매이지 말자. 타인이 기억하는 나로부터 자유로워지자.” 강금실(50ㆍ사진) 전 법무부 장관이 첫 산문집 ‘서른의 당신에게’를 통해 자신의 삶을 털어놓았다. 보라색을 좋아하는 이유에 대해 “제 눈에 안경이라고, 취향이니까 좋아하는 것이고 유전인데야 난들 이유를 알겠는가”라고 반문한다. 대학교 1학년 초봄 하얀 스웨터에 보라색 긴 치마, 보라색 스타킹에 하얀 샌들을 신고 다녔는가 하면 빨간 치마에 빨간 스타킹, 빨간 구두를 신고 다니기도 했다며 자신의 색채에 대한 몰입과 향유를 이야기한다. 책에는 판사 재직 시절, 좋아하는 문학작품과 영화ㆍ음악, 장관 시절의 고뇌, 주변 사람과의 따뜻한 인연, 인생관 등과 함께 결혼식장 대기실, 대학 졸업식장 등에서 찍은 사진도 실렸다. 서울 문래동 남부지원에서 판사로 법원 근무를 시작했을때 ‘사소한 학생들 시위사건도 꼭 잡아넣어야만 한다고 야단하는 그런 시절’ 시위 중 돌멩이를 던진 대학생들을 풀어줬던 일, 기형도의 시집을 읽다 울음을 터뜨렸던 일, ‘참으로 허무한’ 춤에 대한 생각 등을 담담히 적고 있다. 그는 “착지할 자리를 찾아 불안하게 흔들리던 청춘. 거기 삶이 시작되었던 나이는 돌이켜보니 서른 즈음이었다”며 “조금 먼저 와서 한숨 돌리는 나이 오십의 내 작은 이야기들이 같이 숙제를 풀어가듯이 길을 찾는 데 도움이 된다면 좋겠다”고 언급했다. 그는 지난해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로 나왔다 패한 뒤 현재 외교통상부 여성인권대사, 법무법인 우일아이비씨 고문 변호사로 활약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