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096770)이 실적호전으로 재무건전성이 개선될 것으로 판단해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상장과 매각을 모두 중단하기로 했다.
SK이노베이션은 23일 "100% 자회사인 SK루브리컨츠의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중단하기로 했다"고 공시했다. 한국거래소에 상장예비심사 청구서를 제출한 지 2개월여 만에 상장의사를 자진 철회한 것이다.
SK이노베이션은 "당초 생각보다 실적과 재무구조가 양호하게 개선되고 있다"며 "지난 6월 입장을 낸 바와 같이 SK루브리컨츠의 매각 중단도 변동사항이 없다"고 강조했다. 2·4분기에 실적이 크게 개선되자 재무구조 개선에 자신감을 얻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SK이노베이션은 이날 공시를 통해 올 2·4분기 연결기준 매출액 12조9,983억원, 영업이익 9,87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매출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 줄었지만 영업손익은 425억원 적자에서 대규모 흑자로 전환해 '어닝서프라이즈'를 기록했다. 특히 2·4분기 영업이익 규모는 직전 분기 대비 207.6% 증가한 것으로 분기실적 기준으로 사상 두번째로 높았다.
SK이노베이션은 "최근 윤활유 사업의 실적이 일시적으로 부진한 상황이기 때문에 적절한 기업가치를 평가 받기 어려울 수 있다고 판단했다"며 "상반기 성과 개선, 차입금 축소 등을 통해 재무구조가 크게 안정된 점 등을 고려해 당분간 SK루브리컨츠의 수익성 개선에 집중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지난해 1조원 규모의 막대한 손실을 기록한 SK이노베이션은 SK루브리컨츠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지난 5월에 상장을 다시 시도했다. 상장 추진과 동시에 MBK파트너스와 매각협상도 진행했지만 가격 격차를 좁히지 못해 결국 결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