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반값 등록금' 대학 늘어나

미국에서 반값 등록금을 도입하는 대학이 늘고 있다고 26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가 보도했다. 미국 사립 대학 등록금은 웬만한 직장인의 한 해 연봉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보도에 따르면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의 컨버스대학은 내년 등록금을 1만6,500달러(1,748만원가량)로 올해(2만9,000달러) 대비 43% 내릴 예정이다.

대학의 이같은 조치는 지난 몇 해 동안 실제로 전체 등록금을 낸 학생이 전체 700명 가운데 10명도 안 될 정도인 점을 감안한 것이다. 나머지 학생들은 연방정부나 주정부로부터 대출을 받거나 보조금·장학금 등을 받아 실제보단 적은 액수의 등록금을 냈다.

미 관련 통계에 따르면 미국 사립대학 기준 1학년 신입생이 실제 학교에 낸 올해 등록금은 전년보다 45%가량 줄었다. 학생에 대한 정부·학교 지원이 늘어난 덕분이다.

2002년엔 신입생 가운데 80% 정도가 각종 지원·혜택을 받고 학교를 다녔지만 작년엔 그 비율이 87%로 늘었다.

다른 대학들도 등록금 인하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

미네소타주의 콘코디아대학, 오하이오주의 애시랜드대학, 플로리다주의 아베마리아대학, 노스캐롤라이나주의 벨몬트애비대학, 알래스카주 알래스카퍼시픽대학 등이 내년도 등록금을 인하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반면 대학들의 등록금 인하 및 각종 지원으로 인한 실수납 등록금 감소 등으로 대학들은 재정적인 부담이 더하게 됐다. 신용평가기관 무디스에 따르면 미국 대학 가운데 40% 이상이 등록금을 통한 수익 감소로 재정적인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여전히 수 많은 사립대학들은 등록금 인하를 놓고 고민을 거듭하고 있다. 또 등록금을 인하하면 오히려 학교의 명성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인식과 고정관념도 걸림돌이 되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