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서도 기업의 신용위험을 사고 파는 원화 신용파생상품이 산업은행에 의해 개발돼 시판된다. 시중은행들은 산업은행과의 파생거래를 통해 부도 위험을 회피(헤징)하고 중소기업에 대출할 수 있게 됐으며 투자자들도 새로운 상품시장에 투자할 기회를 갖게 됐다. 산업은행은 26일 최신 금융파생상품으로 원화 신용부도스와프(CDSㆍCredit Default Swap) 거래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CDS는 대출이나 채권 등의 금융위험 중 차입자의 채무불이행 등과 같은 신용위험만을 떼서 시장에서 사고 팔도록 한 파생상품이다. 그 동안 외화 CDS 거래는 이뤄졌지만 원화 CDS 거래가 이뤄지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예컨대 A은행이 B기업에 연간 5%의 금리로 100억원의 대출을 줬다면 B기업이 부도가 날 경우 100억원의 손실을 입게 된다. 따라서 A은행은 B기업의 부도를 대비해 또 다른 금융기관과 100억원의 손실을 보장받는 CDS 거래를 체결하고 연 0.3%의 수수료를 제공한다. 이 같은 거래를 통해 A은행은 B기업의 부도에 따른 손실 걱정 없이 4.7%의 이자를 확보할 수 있게 된다. 산은은 ㈜SK에 대한 100억원의 대출 및 채권에 대해 모 외국계 은행과 CDS보장 매입 거래를 맺었다. 이 상품의 거래가 활성화되면 금융기관의 신용위험 관리가 가능해진다. 더욱이 앞으로 신BIS제도가 도입되면 중소기업에 대한 대출이 위축될 우려가 있지만 이 거래를 통해 중소기업에 대한 신용위험 헤지가 가능해 중소기업 대출도 활성화될 것으로 산은은 기대했다. 또 투자측면에서도 신용위험에 대한 합리적인 가격이 형성되고 만기 이전에 제3자간 거래도 가능하기 때문에 다양한 형태의 신용파생상품은 투자자들에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만호 산은 트레이딩센터장은 “이번 CDS 거래가 궁극적으로 국내 신용파생시장이 갖춰야 할 모습을 만들어가는 데 첫발을 내디딘 것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시장조성, 거래조건의 정형화, 공적가격 형성 등 시장 발전을 위해 산적해 있는 과제들을 풀어가는 실마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