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폴 볼커(오른쪽) 미국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의장이 5일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사공일 주요20개국(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과 글로벌 금융개혁 및 환율문제 등 G20 서울 회의 의제에 대한 특별대담을 나누고 있다. /김동호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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폴 볼커 미국 백악관 경제회복자문위원회 의장은 5일 강연에 이어 곧바로 사공일 주요 20개국 (G20) 정상회의 준비위원장과 특별대담을 갖고 이번 G20 회의와 글로벌 금융개혁, 환율문제 등 현안에 대해 20분간 논의했다.
볼커 의장은 이 대담에서 이번 서울 G20 회의의 성공 여부는 회원국들이 합의사항을 실제 이행하는 데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한 “자본시장의 문제는 위기를 통해 치유될 수 있기 때문에 지금의 위기가 긍정적일 수도 있다”며 “질서정연한 글로벌 통화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사 위원장 = 서울 G20 회의에서는 회원국들이 정책프로세스평가에 합의해 각국 정부의 정책에 합의 내용이 반영될 수 있다. 이에 따라 글로벌 현안에 대해 국제공조가 가능하다. 또한 공조를 위한 정책의 템플릿(구체적인 계획)도 이미 도출됐다.
볼커 의장 = 회원국들 내에 상호평가프로세스가 있다는 게 반갑다. 단순히 이것이 의미가 있지는 않을 것이고 (회원국들의) 실천이 중요하다.
그러나 글로벌 공조와 관련해 거버넌스는 다소 힘들어진 상황이다. 예전에는 미국이 대형선박이었는데 지금은 (중국 등) 대형선박들이 많이 늘어났다. G5에서 G7을 거쳐 G20까지 늘어났다. 20개국 모두의 조율이 필요한 상황이다.
사 위원장 = 상업은행의 자기자본거래(프랍 트레이딩) 금지를 골자로 하는 볼커룰을 계획하고 입안했다. 법을 내놓은 배경은 무엇 인가.
볼커 의장 = 상업은행은 개인 및 기업 고객을 위해 일하면서 실물 경제에 신용을 제공하는 중요한 역할을 맡는다. 국가가 이 때문에 상업은행들을 위기 시에 보호한다. 그러한 상업은행들이 (자기자본으로) 투기해서는 안 된다. 상업은행과 투자은행의 영역이 섞이면 안 되기 때문에 분명하게 선을 그을 필요가 있다.
이러한 법을 통해 금융시장이 본래의 역할을 다하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단 이 법은 미국과 유럽의 일부 대형은행들로만 영향력이 국한될 것이다. 일본 상업은행들에도 큰 영향은 없을 것이다
사 위원장 = 당신은 자본시장의 변동성의 위험에 대해 언급한 바 있다. 급격한 자본 변동성을 제어할 조치가 필요하다고 보는가.
볼커 의장 = 자본시장 문제는 저절로 내버려두면 해결된다는 시각은 이제 사라졌다. 자본시장은 금융위기를 통해 치유될 수 있는데 그런 면에서 지금의 위기는 오히려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자본시장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먼저 질서정연한 글로벌 통화시스템이 필요하다. 문제는 이를 구축할 방법이다.
물론 자본시장 개혁에 대한 저항도 만만치는 않다. 개혁의 열매가 (금융권에) 골고루 분배될 것인가 또는 이로 인해 오히려 격차가 확대될 것인가의 문제가 있다. 은행의 자본건전성 강화(바젤 규약) 문제도 수년간 미뤄져 왔다. 이처럼 가장 쉽다고 할 수 있는 은행권 자본규제도 쉽지 않은 상황에서 대마불사와 주주 자본주의 문제 등의 해결은 더욱 요원할 것이다. 미국과 유럽의 금융시장은 그 동안 과도하게 발전했다. 이미 수 십년 전에 합리적 수준의 규모를 넘어섰다.
사 위원장 =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추가 양적완화를 한 의도는 무엇인가. 소기의 목적을 이룰 수 있을까
볼커 의장 = 나는 (이번 조치가) 이해되지 않는다. 이번 조치는 장기금리에 영향을 주어서(낮게 유지해서) 경기를 부양하려는 것이다. 그러나 금리가 이미 충분히 낮은 상태여서 이것으로 유의미한 효과를 내기는 어려울 것이다. FRB도 정책 효과가 제한적인 것을 알지만 (경기가 어려워) 뭔가 시도를 해야 하니까 한 것 같다. 하지만 FRB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인식해야 한다. 인플레이션 가능성까지 감수하면서 경기부양을 추구해서는 안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