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 당국이 19일 북한 전역 어느 곳이든 타격할 수 있는 수준의 순항미사일(크루즈미사일)을 공개한 것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등 어떠한 도발도 대응타격할 수 있다는 능력을 내외에 알리기 위한 것이다.
국방부는 이날 우리 군이 개발한 순항미사일과 탄도미사일의 비행 및 요격 장면을 담은 40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군은 이 미사일들이 수년 전에 개발이 완료돼 현재 실전에 배치돼 있다고 설명했다.
신원식 국방부 정책기획관(육군 소장)은 "군은 세계 최고 수준의 정밀도와 타격 능력을 갖춘 순항미사일을 독자개발, 배치했다"며 "북한 전역의 모든 시설과 장비ㆍ인원을 필요한 시간에 원하는 만큼 타격하는 능력을 갖췄다"고 밝혔다. 최대 사거리는 1,000㎞ 이상으로 분석된다. 신 기획관은 함께 공개된 탄도미사일에 대해서는 "최대 사거리가 300㎞로 미사일 1발로 축구장 수십 개를 단숨에 초토화할 파괴력이 있다"고 말했다.
군이 이번에 전략무기 중 하나인 미사일의 실전 배치를 공개한 것은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 등 위기 고조와 맞물린다. 신 기획관은 "도발 억제 능력이 있다는 것 자체가 국민을 안심시킬 것"이라고 전했다. 이명박 대통령이 이날 국방과학연구소를 방문해 연구원들을 격려하면서 "우리가 강한 힘을 갖고 있을 때 적의 도발을 억제할 수 있다"며 "우리가 도와주고 했어도 우리를 얕잡아 보니까 서해안 전함을 공격하고 그런 것"이라고 말한 것도 이러한 맥락의 연장선에서 읽힌다.
그러나 이러한 강경 노선이 한반도 정세 안정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지적도 만만찮다. 문정인 연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난 18일 민화협 주최 토론회에서 "대북 제재 와중에 북한의 핵 능력과 미사일 전력이 강화될 것이고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이 굳어지는 '죄와 벌의 악순환'이 당분간 지속될 것"이라고 주장한 바 있다.
한편 군은 순항미사일의 경우 사거리 500㎞인 현무-3A, 1,000㎞의 현무-3B를 개발 배치한 데 이어 사거리 1,500㎞의 현무-3C를 개발해왔다. 현무-3C도 배치 단계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탄도미사일은 미국에서 수입한 사거리 300㎞의 에이테킴스를 배치하고 있으며 군은 이번에 배치된 국산 탄도미사일의 경우 이보다 위력이 강하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