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개미와 확실한 정보?

‘정말 확실한 정보였는데….’ 얼마 전 오랜만에 만난 한 친구로부터 주식투자에 나섰다가 큰 손실을 본 개인투자자 A씨의 얘기를 들었다. 이 친구가 들려준 A씨의 사연은 이러했다. A씨는 한 회계사 선배로부터 B사가 C사 인수 작업을 진행 중이라는 소식을 듣게 됐다. 아직 인수 사실이 공식적으로 발표되기 전인 것을 확인한 A씨는 C사의 주식을 샀다. A씨가 주식을 산 뒤 C사의 주가는 급등했고, 이를 확인한 A씨는 주가가 더 오를 것으로 보고 부모님에게까지 돈을 빌려 C사의 주식을 더 매입했다. 하지만 합병소식이 발표되자마자 C사의 주가는 폭락했고 A씨는 부모님 돈까지 포함해 큰 손실을 보게 됐다. A씨는 정말 확실한(?) 정보를 접했지만 주식을 언제 팔아야 할지 알지 못했던 것이다. A씨의 사연을 들으면서 A씨가 ‘주식을 너무 쉽게 보고 덤빈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투자자들이 매도 타이밍을 잡지 못해 큰 수익을 내지 못하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최근의 통계도 이를 보여주고 있다. 지난 2월1일부터 코스피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돌파한 같은달 22일까지 증시가 상승하는 동안 개인들이 많이 사들인 10개 종목의 수익률은 -0.24%로,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 상승률(8.06%)에 크게 못 미쳤다. 투자종목에 대한 꼼꼼한 분석 없이 그저 ‘정보’에만 의존해 투자에 나서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다. 주식시장에서 큰돈을 번 개인은 그리 많지 않지만 그나마 수익을 올린 투자자들은 끊임없는 노력의 결과이지 우연히 대박을 터뜨린 것은 아니다. 더욱이 풍부한 자금력과 정보로 무장한 외국인과 기관이 버티고 있는 증시에서 개인이 수익을 올리기는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은 상황이다. 최근에도 이유 없이 급등하는 종목들이 나오면 개인들은 출처조차 확인되지 않은 정보를 가지고 ‘불나방’처럼 달려들어 결국 큰 손실을 보는 경우가 많아 안타깝다. 개인투자자들도 이제 결과가 뻔한 투자방식을 고집하기보다는 간접투자를 통해 상대적으로 리스크를 줄이면서 수익을 올리는 것을 진지하게 생각해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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