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인열 "주한미군 됐어도 한국 영공 수호는 내 몫"

김인열 美8군사령부 작전참모부 비행교관

"주한미군이 돼서도 한국 영공을 수호한다는 것은 너무도 자랑스럽고 가슴 벅찬 일입니다." 미 8군사령부 작전참모부에서 표준화평가 비행교관으로 근무하고 있는 김인열(52) 미군 준위는 24일 "한국은 미국과 함께 영원한 조국"이라며 주한미군에 배속돼 근무하는 소감을 이같이 밝혔다. 8군 예하 헬기(UH-60) 조종사의 비행기술과 지식을 평가하는 임무를 맡은 김 준위는 우리나라 3사16기로 임관해 지난 1986년 대위로 전역한 후 이듬해 미국에 이민, 1987년 12월 미 육군 준위로 임관했다. 미군은 준위로 임관하려면 병 복무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데 이 과정을 생략하고 준위로 임관한 사례는 김 준위가 처음이라고 한다. 그는 1984년 한국군 최초로 연합사령관 전용헬기 조종사를 맡아 당시 윌리엄 리브시 사령관과 인연을 맺은 것이 미군에 근무하게 된 결정적인 계기가 됐다. 김 준위은 1985년 리브시 사령관과 이상훈 부사령관 등 한미 장성 4명을 헬기에 태우고 성남에서 용산으로 이동 중 엔진에 이상이 발생했을 때 침착함을 잃지 않고 비상착륙해 리브시 사령관의 신임을 얻었다. 이후 리브시 사령관은 김 준위가 미군에 입대를 희망한다는 사실을 알게 됐고 미 육군성에 추천서를 보냈다고 한다. 미군에 입대한 김 준위는 1년 과정인 비행학교를 6개월 만에 수료하고 한국계로는 처음으로 비행학교 교관 자격을 얻어 1994년부터 3년간 일본과 이스라엘ㆍ호주 등 여러 나라 항공장교들에게 비행 조종술을 가르쳤다. 한국계 최초로 미군 회전익(UH-1H, UH-60) 및 고정익(RC-12, C-12) 조종자격 취득, 한국계 최초의 미 정찰기 조종사, 한국계 최초의 미 항공장교 등의 기록을 가지고 있는 김 준위는 1989년 미 2사단 52비행대대 근무를 시작으로 현재까지 다섯번째 주한미군에 근무하는 등 조국에 대한 애정도 각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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