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유산 중 하나인 직지(직지심체요절)가 고향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프랑스에 있는 현존하는 세계 최고(最古)의 금속활자본인 직지심체요절 환수운동에 나선 서울 직지환수추진위원회 대표인 리처드 페닝턴(60·사진)씨.
역사학을 전공한 미국 텍사스주 출신인 그는 서울의 한 국제특허 법률사무소에서 에디터로 근무하고 있으며 직지환수추진위원회 대표를 맡고 있다.
그는 "직지 반환에 대한 한국 사람들의 태도는 매우 소극적"이라며 "직지의 가치를 지켜내기 위해서 모두가 적극적으로 나설 때"라고 강조했다.
그는 지난해 여름 청주 고인쇄박물관을 방문한 후 직지 진본이 고향으로 돌아와야 한다며 3,500여명을 대상으로 서명운동을 벌였다.
그는 서명인 수를 최대한 늘린 뒤 탄원서를 직지를 보관 중인 프랑스국립도서관이나 주한 프랑스대사관에 제출할 계획이다.
그는 세계 최초의 금속활자는 독일 요하네스 구텐베르크가 발명한 줄 알았는데 한국의 직지가 처음이라는 것을 알고 흥미를 갖게 됐다.
그런데 정작 박물관에서 직지의 원본을 볼 수 없어 실망이 컸다. 직지에 대한 자료를 수집한 결과 프랑스국립도서관에 진본이 있다는 것을 알았다.
그는 "직지가 '강탈된' 것이 아니라 프랑스의 콜랭 드 플랑시 대사가 '구입한 것'이라는 이유로 반환에 관심이 없는 것"이라며 "플랑시가 직지를 구매했다는 증거도 불충분한데 이런 상황에서 프랑스가 먼저 손을 내밀리 없다고 보고 압박이 필요하다는 판단에 운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프랑스가 절대로 직지를 돌려주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는 "프랑스 군대가 1866년 약탈해간 외규장각 도서 반환 문제를 두고도 양국 정부가 얼마나 오랫동안 고민을 거듭해왔지만 결과적으로 대여형식으로 외규장각 도서는 한국이 보관하고 있다"며 "개인적인 생각으로 외규장각이 결코 프랑스로 돌아가지는 않을 것이며 직지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오프라인을 통해 많은 시민들의 공감을 이끌어냈으며 온라인에서도 서명운동을 전개해나갈 예정"이라며 "많은 어려움이 있겠지만 박병선 박사의 노력을 이어서 직지가 한국에 들어올 때까지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