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대통령 시대… 금융도 '여풍당당'

기업銀 김성미·국민銀 김영두 등 100%영업실적·능력으로 승부
부장·본부장 등으로 승진 잇달아

김해경 본부장

김영두 본부장

김성미 본부장

권미희 지점장

'2012년 경영평가 상반기도 1등, 하반기도 1등'

기업은행 남중지역본부장으로 10일 승진한 김성미 전 반월중앙지점장이 받아 든 성적표다. 영업환경이 비슷한 그룹 내 지점 11개에서 연속 1등을 한 것이다. 기업은행의 경평 그룹은 43개인데 그룹에서의 1등은 사실상 승진 보증수표다. 실력으로 지역본부장을 꿰찬 셈이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여성 리더는 섬세함과 온화함을 경쟁력으로 꼽는데 김 본부장은 돌파력과 추진력ㆍ리더십이 뛰어나다"고 했다.

여성 대통령 시대, 금융계에도 여성 인재 돌풍이 불고 있다.

그런데 바람의 성격이 과거와 달라졌다. 예전에는 배려 차원에서 여성 임원을 선발하는 측면이 있었다면 지금은 100% 영업실적과 능력으로 승부하고 있다. 여풍에도 이유가 있었던 것이다.

이달 초 은행에서는 처음으로 1급 지점장으로 승격한 부산은행 해운대 마린시티 제니스파크 지점의 권미희 지점장은 부산의 '금융 전쟁터'로 불리는 해운대에서 시중은행을 상대로 승리를 거둔 인물이다. 지난해 2월 지점장에 부임한 그는 1년 만에 수신 750억원, 여신 1,000억원을 했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해운대 마린시티는 노른자 지역이어서 모든 시중은행이 다 들어와 있는 곳"이라며 "그런 곳에서 탁월한 실적을 냈다"고 설명했다.

기업은행이 새로 설립한 금융소비자센터의 부장으로 승진한 장영임 전 팀장도 은행 내에서는 민원 처리와 소비자 보호업무의 전문가다. 금융감독원 파견업무 경험이 있는데다 대인관계도 좋다.

이달 초 국민은행의 서대구지역본부장에 오른 김영두 전 지점장은 보수색이 강한 대구경북 지역의 첫 여성본부장이다. 탁월한 영업실적으로 수석지점장이 아님에도 바로 본부장 자리에 올랐다. 김해경 국민은행 강동지역본부장도 실력으로 승부한 사례다. 김 본부장은 프라이빗뱅커(PB) 출신으로 PB 출신이 지역본부장으로 승진하는 것은 쉽지 않다는 게 은행 측 설명이다. 은행 관계자는 "PB센터장을 할 때도 영업력이 좋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했다.

2월 본부장 인사를 앞두고 있는 한국씨티은행에서도 여성인재 바람이 기대된다. 씨티은행은 금융권 여성인재의 산실이다. 현재는 여성 부행장, 여성 본부장이 1명씩 있지만 본부 부장과 지점장 236명 가운데 여성이 29명으로 12%가 넘는다. 은행권에서 가장 높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그림자 수행'하는 조윤선 대변인도 한국씨티은행 부행장 출신이다.

금융계의 여풍은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능력으로 승부하는 여성 인재가 많아진데다 당선인이 여성 인재 10만명 양성 프로젝트를 공약으로 내걸었기 때문이다. 인수위원회도 여성 임원 숫자가 업계 평균의 70%가 안 되는 기업을 공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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