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LCD 수출·내수價 추락 2년새 최고 세토막 났다

전기·전자업 작년 매출액 증가율 0.4% "성장동력 빨간불"


국내 제조업의 주력 수출제품인 메모리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LCD)의 판매단가가 최근 2년새 최고 3분의1토막으로 추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우리 업체들이 해당 업종의 주력 품종을 고가 신기술 제품으로 빠르게 교체하고 있다고 하지만 판매단가가 워낙 빠르게 떨어짐에 따라 매출액 증가폭도 한층 둔화하고 있다. 우리의 성장동력에 빨간불이 켜지고 있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이 같은 분석 내용은 한국은행이 23일 국내 최대 제조업체인 삼성전자의 최근 3년 동안 메모리반도체와 LCD의 연평균 판매단가를 내수와 수출로 나눠 비교ㆍ분석한 결과 나타났다. 이들 두 품종은 삼성전자 등 우리 기업들이 세계 시장에서 선두를 차지하고 있다. 분석 결과를 보면 삼성전자가 세계 시장 점유율에서 부동의 1위를 질주 중인 메모리반도체의 경우 내수시장에서 판매단가는 지난 2003년 칩당 7,400원이었던 것이 2004년 4,600원으로 떨어진 데 이어 지난해에는 2,100원까지 곤두박질쳤다. 2년 만에 3분의1 이상 수준으로 내려앉은 것이다. 메모리반도체의 수출단가도 2003년 4.2달러에서 2004년 4.8달러로 올라가는 듯하더니 지난해에는 2.5달러로 수직 하락했다. 삼성전자가 LG필립스LCD와 함께 세계 1ㆍ2위를 다투고 있는 LCD제품도 내수 분야에서 2003년 패널당 217달러였던 것이 2005년에는 199달러로 8% 이상 떨어졌다. LCD제품의 수출단가도 2003년 223달러에서 2005년에는 198달러로 11.2%나 하락했다. 주력 제품의 판매단가가 이처럼 급격하게 떨어지면서 매출액 증가율도 형편없이 하락하고 있다. 두 품종이 소속된 전기전자 업종의 경우 매출액 증가율이 2004년에는 전년 대비 23.1%를 기록했던 것이 지난해에는 0.4%로 급락했다. 한국은행의 한 관계자는 “내수회복이 미진한 가운데 원화 절상으로 원화 기준 수출 증가율이 크게 무뎌진데다 전기전자 제품의 경우 이들 두 품종의 판매단가가 크게 떨어지면서 매출액 증가율을 전반적으로 끌어내리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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