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량신약 전성시대 열린다

"매출 늘리고 기술 축적 가능"… 30개社 70여건 개발 진행
"약가 산정때 기술력 반영 신약의 80~100% 보장을"


개량신약 전성시대 열린다 정부 "약효 대등땐 오리지널 약값의 80% 보장" 30개 제약사 "매출증대등 효과" 70여건 진행업계선 "기술개발 정도 반영 80~100% 돼야" 송대웅기자 sdw@sed.co.kr 물질 특허를 동반한 오리지널 약 등의 화학구조를 일부 바꾸거나 제제를 개선한 '개량신약 전성시대'가 열리고 있다. 정부는 지난 23일 물질특허 보호기간이 끝난 오리지널 약을 그대로 베낀 복제약과 똑같이 책정해온 개량신약 보험약값 산정기준을 따로 만들어 약효가 대등할 경우 오리지널 약값의 80% 수준을 보장하겠다고 밝혀 개량신약 개발을 독려하고 나섰다. 정부가 지난해 말 '약제비 적정화방안'을 시행하기 전까지 첫번째~다섯번째 복제약(개량신약 포함)의 보험약값은 오리지널 약의 80% 수준에서 책정됐다. 그러나 건강보험 재정부담을 줄이기 위해 첫 복제약 출시와 동시에 신약의 보험약값을 20% 인하하는 약제비 적정화 방안 시행으로 첫번째~다섯번째 복제약값은 특허만료 전 신약값의 68% 수준으로 떨어졌다. 제약업계가 개량신약 개발동기를 크게 떨어뜨렸다고 비판해온 이유다. ◇한미약품, 내년 초까지 3개 개량신약 더 출시=26일 제약업계 및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한미약품ㆍ종근당ㆍ동아제약ㆍ유한양행 등 약 30개 제약사들이 70건이 넘는 개량신약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다. 지난 2004년 당시 전문의약품 국내 매출 1위 품목이던 화이자제약의 고혈압약 '노바스크'를 개량한 '아모디핀'을 발매, 개량신약 개발의 선두주자로 떠오른 한미약품은 내년 초까지 3개 제품을 더 출시할 방침이다. 한미약품의 한 고위관계자는 "전략상 구체적으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3개 제품 모두 대형 품목"이라고 밝혔다. 종근당은 지난해 1,000억원대의 매출 올리며 1위 처방약에 오른 혈전생성방지약 '플라빅스'의 개량신약 1호인 '프리그렐'을 올 하반기 출시할 계획이다. 향후 매출 300억원 이상의 초대형 품목으로 키운다는 전략. 종근당은 지난해 고혈압 개량신약 '애니디핀'을 180억원어치 판매했으며 최근 비만치료제 '실크라인' 출시를 앞두고 있어 이 분야의 새로운 강자로 부상하고 있다. 동아제약도 플라빅스 개량신약을 준비하고 있으며, 지난해 발매한 고혈압 개량신약 '오로디핀'으로 올해 100억원의 매출을 올린다는 목표다. 비만치료제 개량신약 시장은 더욱 뜨겁다. 한미약품이 이달 초 '슬리머'를 출시한 데 이어 대웅제약 '엔비유', 유한양행 '리덕타민', CJ '디아트라민'이 동시에 식품의약품안전청으로부터 시판승인을 받았다. 이처럼 개량신약은 제약회사의 매출 증대는 물론 신약개발에 필요한 자금과 연구개발(R&D) 역량을 동시에 축적할 수 있어 상당기간 봇물을 이룰 것으로 보인다. 이관순 한미약품 연구센터 소장은 "개량신약 개발은 어디까지나 신약 개발을 위한 중간단계로 보면 될 것"이라며 "국내 사들도 자기 회사만의 개량신약 기술을 특화시켜 전문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개량신약 기술개발정도 약가 책정 때 반영해줘야"=그러나 제약업계 일각에서는 정부의 이번 개량신약 약가등재기준안에 대해 개량신약을 육성하려는 정부의 취지는 환영하지만 실질적인 도움을 주지는 못할 것이라는 불만을 제기하고 있다. 보건복지부가 "개량신약의 약효가 오리지널 약보다 우수하면 더 높은 보험약가를 책정할 수 있다"고 했지만 개량신약이 오리지널 약(신약)의 효과를 뛰어넘기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게 제약업계의 중론이다. 이 소장은 "오리지널 약과 동등한 약효를 보이는 개량신약이라면 일괄적으로 80%로 제한할 것이 아니라 기술개발 정도를 복합적으로 검토해 오리지널 약가의 80~100% 사이에서 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진 개량신약 기술개발을 활성화하려면 복제약 이상의 약가를 보전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약협회도 좀더 현실적인 기준이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협회의 한 관계자는 "미국처럼 개량신약을 신제제, 투여경로 변경, 일부 성분(염) 변경 등 여러 가지 타입으로 세분화하고 그에 걸맞은 구체적인 약가 가이드라인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입력시간 : 2007/07/26 16:13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