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슐리' 가든 파이브 매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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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기 써는 분위기에 모든 것이 용서되는 시절은 갔다.
가격 대비 효용성을 따지는 합리적인 소비 문화가 확산되면서 패밀리 레스토랑 업계에도 변화가 감지되고 있다. 주력 메뉴가 1만원 대 수준인 '실속형' 외식 브랜드들이 고객들로부터 인기를 끌고 있고, 이는 연쇄적으로 메가 브랜드로 불리는 베니건스, 아웃백 등 고급 레스토랑의 서비스 및 품질 경쟁을 유인하는 방향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랜드가 운영하는 아메리칸 그릴&샐러드 레스토랑 애슐리는 최근 업계가 주목하는 다크호스. 올 초만 해도 59개였던 매장 수는 1일 현재 83개로 늘었고, 연내 100개를 채울 것으로 전망될 정도로 외형 확장세가 눈부시다.
일각에서는 이를 두고 "이랜드의 유통점에 입점하기 때문"이라고 의미를 깎아 내리기도 하지만, 올해의 경우 유통점과 로드숍 수가 딱 절반인 데서 나타나듯 성장의 내용 면에서도 후한 평가를 내릴만하다.
애슐리 인기의 비결은 1만원 전후의 저렴한 가격에 각종 샐러드를 비롯해 80개의 단품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점. 여기에 아기자기한 인테리어와 친숙하고 푸근한 매장 분위기도 고객의 부름을 받는 요인이다.
애슐리 관계자는 "올들어 성신여대점, 여의도점, 강남점 등 로드숍 등이 많이 오픈하면서 고객과의 접점이 더욱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캐주얼 풍의 레스토랑 경쟁력이 크게 높아졌음을 느낀다"고 전했다.
썬앳푸드가 운영하는 와인&갈릭 레스토랑 매드포갈릭도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며 매장 수를 총 13개로 늘렸다. 합리적인 가격대와 마늘ㆍ고추 등 특화된 재료로 만든 메뉴가 성장의 비결. 썬앳푸드는 최근 사천요리 레스토랑인 레드페퍼리퍼블릭을 열어 매드포갈릭의 성공 경험을 이어간다는 복안이다.
이에 반해 고급 패밀리 레스토랑의 활력은 좀체 회복되지 않는 양상이다.
지난 2008년 이후 매장 수를 18개나 줄인 빕스의 경우 현재까지 출점이 없고 아웃백도 2009년 이후 단 한 개의 매장도 늘지 않았다. 두 브랜드 모두 하반기에 지방에 매장을 한 두 군데 열 계획이지만, 무게 중심은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다지기로 기울어있다.
실질적인 가격 혜택도 내놓았다.
베니건스의 경우 지난 5월 총 8개 메뉴의 가격을 5~10%가량 낮췄고, 아웃백은 7월부터 테이크 아웃을 하면 추가로 15%할인을 받을 수 있게끔 조치했다. T.G.I. 프라이데이스도 단품 요리를 합친 것보다 30%저렴한 세트 메뉴를 내놓는 등 손님 잡기에 안간힘이다.
업계 관계자는 "실속형 레스토랑이 인기를 끌면서 브랜드 전체로 서비스 경쟁에 불이 붙었다"며 "외식 브랜드를 많이 접해본 고객들이 더 깐깐해지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