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스펀 "정치 개입할수록 기업 경쟁력 저하" 충고

"국가적 챔피언 기업 육성 푸틴 대통령 생각은 잘못"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19일(현지시간) "'국가적 챔피언 기업'을 키우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생각은 잘못된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린스펀 전 의장은 이날 뉴욕에서 열린 투자자 연례 회동에 참석해 "챔피언 기업을 키운다고 수익성이 극대화되는 것이 아니다"라며 "경쟁력을 높이는 것이 중요함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가 깊이 개입될수록 기업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점을 푸틴 대통령이 명심해야할 것"이라고 충고했다. 그린스펀이 특정 러시아 기업을 지칭하지는 않았으나 러시아 국영 에너지 대기업들인 가즈프롬과 로스네프티 등을 겨냥한 것으로 보인다. 가즈프롬은 세계 최대 천연가스 회사로 유럽 천연가스 공급을 좌지우지하고 있으며, 로스네프티의 경우 크렘린의 후원으로 불과 2년 사이 러시아 7위 석유기업에서 2위로 급부상했다. 푸틴은 로스네프티를 키우기 위해 석유 대기업 유코스에 '세금 공격'을 가해 결국 회사를 파산시켰고 자신의 정적이며 오너인 미하일 호도르코프스키를 투옥시켜 국제사회의 비난을 받기도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