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에서 가장 작은 ‘나노 전자 소자’가 국내 연구진에 의해 개발됐다. 이 같은 연구성과는 기존 실리콘 반도체 기술로도 5㎚급 이하 소자 구현이 가능한 것을 증명한 것으로 국내 반도체가 일류상품 지위를 유지하는 데 밑거름이 될 원천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의 최양규 교수팀과 나노종합팹센터는 테라급 차세대 반도체 소자에 적용이 가능한 새로운 구조의 3차원 3㎚급 ‘나노 전자 소자(FinFET)’를 공동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고 14일 밝혔다.
3㎚는 성인 머리카락 굵기의 4만분의1에 해당되는 크기. 3㎚급 기술은 머리카락 한 올에 12폭의 동양화를 그려 넣을 수 최첨단 기술이다.
현재까지 발표된 세계에서 가장 작은 소자는 지난 2003년 12월 일본 NEC가 국제전자소자회의(IEDM)에서 발표한 2차원 평면 소자 구조를 이용한 4㎚ 소자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 소자는 평면구조라는 한계로 인해 누설 전류가 크고 동작시 충분한 전류를 얻지 못하는 등 만족스러운 소자 특성을 갖추지 못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에 공동 개발한 나노 전자 소자는 2차원이 아닌 3차원 구조로 NEC의 4㎚급보다 크기가 작을 뿐더러 누설 전류가 거의 없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또 이 나노 소자는 프로세서나 테라급 DRAM, SRAM, 플래시메모리 소자로 응용이 가능하며 휴대인터넷, 동영상 회의, 입는 컴퓨터 등의 차세대 정보처리기기의 필수부품으로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연구팀은 전망했다.
3차원 소자의 경우 오는 2015년께부터 상용화될 것으로 예상되며 시장규모는 200조원 정도로 추산하고 있다.
최 교수는 “이번 연구성과는 우리가 주력으로 하고 있는 실리콘 반도체 기술의 한계를 한 단계 진전시킨 것”이라며 “특히 탄소 나노 튜브나 분자소자 등과 같은 신소재를 사용하지 않고 실리콘 기술만으로 5㎚급 소자를 구현함으로써 ‘무어의 법칙’이 20년 이상 계속 유지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