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희망을 말하다] 박헌근 피케이밸브 대표

"신규 투자 통해 고부가 밸브 확대"
액손 모빌등 석유메이저 업체가 主 파트너
투자금 마련위해 내년 상반기께 코스닥 상장
창원공장 이어 함안에 '제 2공장' 건설 추진


국내 최초의 밸브회사인 피케이밸브의 창원공장은 지난 추석 연휴기간에도 밀려드는 물량을 소화하기 위해 생산라인을 정상 가동할 만큼 바쁘게 돌아가고 있다. 창원공장에서 만난 박헌근(65) 대표이사는 "현재 생산라인을 총 가동해도 국내외에서 들어온 수주 물량을 제대로 처리하기 힘들 만큼 주문량이 많은 편"이라고 전했다. 피케이밸브는 제품 특성상 일반인들에게 낯선 업체지만 글로벌 기업들과 오랜 거래관계를 맺고 있는 밸브분야의 대표적인 강소기업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이 회사는 삼성엔지니어링ㆍ두산중공업ㆍ미쓰비시중공업 등 국내외 유수의 기업들은 물론 액손모빌ㆍ아람코ㆍ쉘 등 석유메이저 업체들도 주요 파트너로 삼고 있다. 박 대표는 "세계 플랜트 수출시장이 활황국면을 보이며 특수를 누리고 있어 향후 3년 정도의 물량을 확보했다"면서"보수적으로 봐도 3년 동안은 매출이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자신했다. 그는 이어 "국내외 초일류 기업들과 사업 파트너를 맺고 다양한 노하우를 쌓아왔기 때문에 원자력 발전소, LNG 플랜트 시설 등에 초저온 밸브를 납품하고 있다"며 "신규 투자를 통해 고부가가치 밸브 등으로 제품군을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피케치밸브는 이 같은 경기 호황에 힘입어 요즘 새로운 도약을 향한 힘찬 비상의 날개를펼치고 있다. 중소기업들의 '로망'인 코스닥시장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으며 창원공장에 이어 함안에 제2공장을 짓는 등 그야말로 제2의 창업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박 대표는 내년도 상반기 코스닥 시장에 상장한다는 목표를 세우고 관련 작업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다. 기업공개는 신규 자금 유치 뿐만 아니라 회사 직원들의 노고에 대한 보상의 성격이 크다고 박 대표는 설명한다. 피케이밸브가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는 또 다른 이유는 차세대 성장엔진을 찾기 위한 투자 자금을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창원공장의 생산라인만으로는 수주 물량을 소화하기 어렵다보니 제2의 공장 건립을 준비하고 있다. 회사측은 함안에 신공장을 준비하고 있으며 최근 1만4,000평 규모의 부지를 확보해 공장 증설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박 대표는 함안공장이 완공되면 매출도 크게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창원공장 은 연구개발센터를 리모델링하는 공사를 한창 진행하고 있다. 연구센터에는 사원들의 복지를 위한 공간도 별도로 만들어 직원들이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배려할 계획이다. 지금은 탄탄한 실적과 뛰어난 기술력으로 주위의 부러움을 사고 있지만 박 대표가 지난 2003년 취임할 당시만 해도 회사는 노사 갈등과 매출액 감소 등으로 사면초가에 놓여있었다. 악조건 상황에서 박 대표의 경영 능력은 취임 직후 곳곳에서 드러나기 시작했다. 박 대표는 "처음 회사에 부임했을 때 노조와 경영진과의 관계가 무척 좋지 못했고 회사 부지의 3분의1을 팔아야 할 만큼 자금사정이 나빴다"며 "노조를 동등하게 인정하고 회사의 모든 운영과 인사 등을 투명하게 처리하려고 노력했다"고 전했다. 기존에 직원들이 보직을 받으면 퇴직할 때까지 같은 일을 맡았던 관행에서 과감히 벗어나 '순환보직제'를 도입한 것도 효과를 발휘했다. 그의 판단은 적중해 취임한 뒤 노사분규는 단 한번도 일어나지 않았고, 지난 2005년 9월 탄생한 우리사주조합의 주식 보유비율은 현재 17%에 이르고있다. 뿐만 아니다. 2002년 431억원에 불과했던 매출은 지난해 1,045억원으로 급증했고 9억원의 영업이익도 248억원으로 2,655% 이상 껑충 뛰어올라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기록할 정도였다. 박 대표는 경영철학을 묻는 질문에 자신의 재능이나 명성을 드러내지 않고 참고 기다린다는 뜻의 사자성어 '도광양회(韜光養晦)'를 소개했다. 그는 "겉보다는 내실을 키우는 게 피케이밸브의 성공전략"이라며 "피케이밸브가 공개기업으로 성장하고 글로벌 강소기업으로 명성을 날리는 날이 멀지 않았다고 확신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 피케이밸브는
국내 첫 밸브 생산… 창원공단 '1호' 입주기업

해방 이듬해인 1946년 부산포금공업사라는 개인기업으로 출발, 국내에서 처음으로 밸브를 만들어 공급한 대표적인 장수기업이다. 초창기에는 밸브ㆍ기어 등 기계부품을 만들어 성장했으며 창원공단 제1호 입주기업이라는 영예도 갖고 있다. 1980년대 들어 LNG 플랜트에 사용되는 초저온 밸브를 국내 최초로 개발하는 등 산업용 제품에서도 두각을 보이기 시작했으며 업계 처음으로 기술연구소를 설립해 첨단 제품 개발에도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세계시장에 'PK'라는 자체 브랜드로 정유 및 석유화학, 원자력 등의 분야에 제품을 공급하고 있으며 모형공장ㆍ주조공장ㆍ기계공장 등을 운영해 일관 생산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모기업인 흥아해운의 부도로 한때 법정관리를 겪는 아픔을 겪기도 했지만 박헌근 대표가 회사를 맡은 이후 과감한 조직 개편과 권한 위임, 감성경영 등을 통해 조직의 안정을 되찾았다. 지난해 1,045억원의 매출과 248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기록했다. 내년 상반기 코스닥 상장을 목표로 준비작업을 착실히 진행하고 있으며 함안에 제2의 공장을 준비하는 등 제2의 도약에 나설 채비를 갖추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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