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브프라임 모기지는 완전히 죽어버릴 거야. 대출을 받은 가난한 사람들은 결국 오래 가지 못할 것이다." (골드만삭스 사기혐의 핵심인물로 지목된 패브리스 투레 부사장ㆍ2007년 3월 여자친구와의 e메일에서)
25일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지난 2007년 미국 주택시장이 붕괴될 때 골드만삭스는 막대한 수익을 냈을 뿐만 아니라 신용평가사와 월가 은행들도 정보공유 유착을 통해 금융위기 초래에 일조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상원 소위원회가 이번 주 골드만삭스의 청문회를 앞두고 24일(현지시간) 골드만삭스 핵심 경영진들의 e메일을 공개했다.
이들은 친구 등 지인들과의 e메일에서 골드만삭스가 서브프라임 모기지 연계 증권들의 가격이 하락할 것이라는 쪽에 투자함으로써 큰 수익을 냈다고 자랑했다. 이는 골드만삭스도 이들 증권에 투자해 손해를 봤다는 이전의 진술들과는 모순되는 내용이다.
골드만삭스의 최고경영자 로이드 블랭크페인은 2007년 11월 18일에 작성한 e메일에서 "물론 우리는 모기지 사태로 인한 혼란을 피하지 못했다. 하지만 세상에 이 같은 사실이 어떻게 드러날지 누가 알까"라며 "우리는 돈을 잃었고, 그 후 숏(매도)포지션으로 잃었던 것보다 더 많이 벌었다"고 밝혔다.
골드만삭스 경영진의 일원인 도널드 멀린도 2007년 10월 별도의 e메일에서 "아마도 우리는 많은 돈을 벌게 될 것 같다"라고 적고 있다.
숏 포지션은 시장이 하락할 것이라는 쪽에 투자를 하는 것이다. 당시 골드만삭스는 투자자들에게 다수 의견은 곧 상승한다는 쪽으로 무게를 두고 있다고 알렸다.
무디스ㆍ스탠더드앤푸어스(S&P)ㆍ피치 등 주요 신용평가회사들과 월가 금융기관이 금융상품의 신용등급을 둘러싸고 유착관계에 있었다는 점도 드러나고 있다.
23일 미 상원이 소위원회가 가진 청문회에서 신평사와 월가 금융기관이 증권 상품에 높은 신용등급을 부여해 투자자들을 오도했다는 비판에 대해 무디스와 S&P도 "증권 평가 시 내부적 압박에 시달렸다"고 일부 시인했다.
무디스에서 부채담보부증권(CDO) 평가를 담당했던 에릭 콜친스키는 "보수적인 평가로 고객을 잃자 상관에게 문책 당했다"고 증언했다. 무디스의 선임 매니징 디렉터 요시자와 유리 역시 "은행이 신평사 애널리스트에게 일부 평가를 삭제해 달라고 요청하는 것은 꽤나 일반적인 일"이라고 밝혔다.
미 상원 조사위원회는 월가의 개입과 이윤 추구가 신용평가사들의 서브프라임 모기지 관련 금융상품에 대한 등급 평가에 영향을 미쳤으며, 이는 결국 금융위기 발생에 기여한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