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美이어 중국시장서도 판매목표 낮춰

올 31만대서 26만대로…주력모델 판매가도 인하


현대자동차가 미국 시장에 이어 중국 시장에서도 올해 판매목표를 대폭 낮췄다. 3일 현대자동차는 “중국 자동차시장의 경합이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며 “최근 상황을 감안해 올해 중국 시장 판매목표를 당초 31만대에서 26만대로 낮췄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이에 앞서 지난 7월에도 미국 시장 판매목표를 연간 55만5,000대에서 51만대로 크게 낮춰 잡았다. 시장 전문가들은 “잦은 파업으로 원가경쟁력이 취약해진 현대차가 그동안의 ‘밀어붙이기식 시장관리’에 한계를 느끼는 양상”이라며 “일본ㆍ중국 등 주요 경합 대상 기업들의 적극적인 공세에다 원ㆍ달러 환율 등 시장환경도 현대차에 유리하지 않게 진행되고 있어 현수준을 한 단계 뛰어넘는 각고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이 회사의 한 관계자는 “올 들어 7월까지 중국 판매실적이 총 12만8,574대에 그쳐 당초 목표했던 31만대 달성이 현실적으로 힘들어졌다”며 “(중국 시장에서) 글로벌 자동차 메이커들은 물론 현지 제조업체들의 가격공세도 상당히 거세지고 있다”고 전했다. 현대차 측은 이와 관련, “1일부터 엘란트라(아반떼XD)와 EF쏘나타, 엑센트(베르나) 등 3개 주력모델의 현지 판매가격을 일제히 인하한다”고 밝힌 뒤 “더 이상 머뭇거리다가는 자칫 중국 시장을 빼앗길 수도 있다”며 위기감을 감추지 않았다. 현대차가 중국에서 가격을 인하한 것은 2002년 베이징현대차 설립 이래 5년 만에 처음이며 5월 중국 내 딜러에게 특별 인센티브를 제공한 데 이어 두번째 ‘시장관리 조치’다. 이에 앞서 미국현지법인(HMA)도 7월 해외법인장회의에서 올해 판매목표를 기존의 55만5,000대에서 51만대로 4만5,000대 줄여 잡았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미국의 산업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올 초 목표치를 너무 높게 잡았기 때문“이라며 “1~7월 미국 시장의 자동차 수요는 955만7,224대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986만9,383대보다 30만대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기간 동안 도요타ㆍ닛산 등 일본 자동차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큰 폭으로 상승해 미국 시장에서 현대차의 성장이 제한적으로 진행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