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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로 나가지 못하면 성장에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내수시장만으로는 매출 500억원을 넘기지 못합니다."
바이오헬스케어 전문기업인 인포피아는 매출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93%에 달한다. 사업 초기부터 수출만이 살길로 여기고 해외시장을 개척해 미국 등 전세계 110여개국에 진출했다.
7일 경기도 안양 본사에서 만난 배병우 인포피아 대표는 "10년 전 혈당측정기를 들고 유럽 전시회에 나갔을 때는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지만 이제는 우리의 네트워크와 인지도가 향상된데다 정보기술(IT)발전과 한류 효과 등으로 국가브랜드가 좋아진 덕을 본다"고 밝혔다.
실제 인포피아의 혈당측정기(제품명: Evolution)는 지난달 폴란드에서 열린 전시회에서 진단기기 부문 좋은 제품 2위를 차지하며 국제적인 품질 경쟁력을 입증했다. 지난 5월에는 로슈(Roche)가 투자한 연구기관으로부터 혈당측정기(제품명: Element)가 미 식품의약국(FDA)승인 기준에 부합한다는 평가를 받았다. 테스트한 7개 제품 중 3개만이 통과됐는데 그 안에 포함된 것. 기술력의 차별화로 가격이 비싸도 찾게 만든다는 전략이 통하는 셈이다.
인포피아는 혈당측정기를 시작으로 콜레스테롤측정기, 간질환측정기, 당화혈색소측정기 등의 제품을 내놓았다. 이후 지속적인 연구개발(R&D)을 통해 암(간암, 대장암, 갑상선암) 진단, 면역진단, 분자진단 등의 진단 헬스케어 제품을 선보였다. 국내 업체로는 유일하게 만성질환에 대한 포트폴리오를 구축했고, 진단 분야는 중국과 2~3년의 기술격차를 확보하고 있다.
최근에는 병원수출 사업으로 사업분야를 다각화했다. 병원 수출이란 병원 운영을 위한 의료장비, 소프트웨어, 교육훈련 등을 패키지로 공급하는 것을 말한다. 배 대표는 "베트남과 올해 본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며 아시아와 남미 국가로의 진출도 추진 중"이라고 설명했다.
인포피아는 내년이 제2의 터닝포인트가 될 것을 겨냥해 인력과 R&D에 대한 투자도 적극적이다. 배 대표는 "지난 2002년 미국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획득해 미국 시장에 진출한 게 첫 터닝포인트였다면 내년에는 그간 3~4년간 준비해온 분자진단, 병원수출 등이 궤도에 올라 수익성도 높이고 회사도 크게 바뀔 것으로 본다"고 강조했다. 그는 2015년 정도면 개별 사업부별 매출이 100억대 이상을 기록해 혈당측정기(78%) 중심인 사업구조가 바뀔 것으로 내다봤다.
1~2년 사이에 60명의 직원을 채용해 전체 직원은 340명에 이른다. 대부분 정직원이다. 평균 연령이 30대 초중반인 젊은 기업이다. 지난해 매출액이 57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인력양성에 대한 관심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중 17%가 연구인력이고 매년 매출액 대비 7~8% 가량을 R&D에 투자하고 있다. 이 회사가 보유한 국내외 특허는 79건에 달한다. 배 대표는 "기업 영속성을 위해 미래에 대한 투자를 과감히 하고 있는데 증권가에서는 이를 제대로 평가해주지 않는 것 같다"고 아쉬움을 나타냈다. 그는 또 "국내는 아직도 치료 중심의 시스템인데 100세 시대를 맞아 만성질환 관리로 의료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며 "100년이 넘는 글로벌 헬스케어 전문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역설했다.
인포피아는 지난 2011년 현재 중소기업청으로 이관된 '월드클래스 300'에 선정됐다. 올해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주관하는 '글로벌 전문기업'에 뽑혔다. 회사 내부적으로도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으로 성장하기 위해 시스템을 확충해 나가는 중이다. 다양한 사내 동호회를 통해 임직원들간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고 사내 학점이수제도를 운영, 자기계발도 적극 돕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