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주 국제 금융시장의 가장 큰 변수는 7,000억 달러 규모의 미 정부 구제금융안의 의회통과 여부다.
현재로선 통과 가능성이 상당히 높아 일단 한숨을 돌릴 수 있는 여유를 가질 것으로 전망된다. 문제는 이 같은 조치만으론 경기회복이 어려워 추가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라는 점. 이번주도 역시 구제금융안 통과여부와 무관하게 금융 불안이 쉽게 가라앉지는 않을 전망이다.
존슨 일링턴의 휴 존슨 고문은 “워싱턴이 할 수 있는 일은 약간 상황을 좋아지게 하거나 더 악화되지 않도록 하는 것일 뿐”이라고 말했다.
전설적인 투자은행(IB)의 몰락에도 불구하고 금융 위기는 여전히 진행중이다. 리먼브러더스의 파산,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메릴린치 인수 등의 역사적인 사건에 이어 지난 주에는 미 최대의 저축은행인 워싱턴뮤추얼(와무)이 19억 달러의 헐값에 JP모건에 팔리는 등 국제 금융위기는 좀처럼 진정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이번 주에는 미국 4위의 상업은행인 와코비아은행의 매각 여부가 관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씨티그룹이나 웰스파고, 스페인의 방코 산탠더 등과 매각 협상을 벌이겠다는 보도가 흘러 나오고 있다. 이외 또 다른 금융기관의 파산으로 이어질 개연성도 배제할 수 없다.
미국 금융위기가 다른 나라로 전파되는 것이 차단될지도 관심사다. 특히 영국은 지난주 말 모기지 업체인 B&B를 국유화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듯이 서유럽에서 금융위기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고 호주도 제2금융권에 대해 긴급 유동성 지원에 나선 상황이다.
지난 글로벌 증시는 미국 정부의 7,000억 달러 구제금융 계획을 내놓아 반등 기대감에 높았지만 의회 통과에 난항을 겪으면서 오히려 하락했다. S&P500지수는 한 주동안 3.33% 하락했고 다우지수(-2.15%), 나스닥(-3.98%) 등도 약세를 보였다.
이번 주 증시는 주 초반 소비관련 지수에 이어 주 막판 실업률 등 고용관련 보고서 발표가 예정돼 있어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월가에 따르면 이들 지수가 전달에 비해 급격하게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란 예측이다.
유가와 금 등 상품 시장은 월가의 움직임에 따라 향배가 좌우될 전망이다. 구제 금융 지연 소식에 지난주 금요일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11월 인도분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배럴 당 1.13달러(1.1%) 하락했고 안전자산으로 인식되는 금 가격은 다시 반등했다. 젠 맥킬리언 TFS 에너지 애널리스트는 “원유 시장은 워싱턴의 움직임에 달려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