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김치서도 기생충알 검출

가공식품시장 전반 '불똥' 우려
김치시장 대기업 위주로 재편 전망불구
소비자 불신커져 시장축소 불가피할 듯


일부 국산김치에서 기생충알이 검출됐다는 식품의약품안전청의 검사 결과에 국내 김치업계가 위기에 직면했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식약청 발표 기업에 상당수 단체급식업체에 김치를 납품하던 중견기업과 일본 수출업체가 포함됨에 따라 김치업체들은 이번 파동이 국내 포장김치 시장은 물론 해외 수출까지 위축시키는 것 아니냐며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업계가 추정하는 국내 포장김치 시장은 현재 1,500억원선. 맞벌이와 핵가족화가 진전되면서 지난 2001년 1,000억원에서 50%나 시장이 커진 상황. 가정에서 담그는 김치를 제외한 전체 김치시장 역시 지난해 9,410억원에서 올해 9,662억원으로 커졌다. 해외시장 역시 급속 확대되는 추세로, 김치 수출액은 지난 2001년 6,870만달러에서 올해 1억500만달러로 50% 이상 늘어났다. 이같이 순조롭게 성장하던 김치 시장에 찬물을 끼얹은 식약청 발표 결과에 김치 제조업체들은 김치시장이 대기업 위주로 재편되는 한편, 장기적으로는 포장김치 시장이 위축될 것을 예상하고 있다. 기생충알이 검출된 김치 업체가 대다수 영세기업들이어서 당장은 브랜드력을 갖춘 대형 김치업체들이 반사이익을 볼 수 있지만, 시장규모 자체가 줄어들어 장기적인 매출 성장은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 또 지난해 만두파동 이후 1년여만에 벌어진 대형 식품 파동으로 인해 식품 전반에 대한 소비자 불신이 한층 고조될 것으로 우려되고 있다. 양반김치를 생산하는 동원F&B 관계자는 “영세업체의 시장이 붕괴하면서 대형 업체들의 김치매출이 단기적으로 늘어날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포장김치산업은 물론이고 가공식품사업 전반을 위축시킬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대형 할인점의 포장김치 시장은 70%를 차지하는 두산 종가집을 필두로, 풀무원, 동원F&B, CJ 등 대기업들이 장악하고 있다. 특히 기생충알이 검출된 기업들은 물론, 급식이나 식당용 김치를 납품하던 중소 김치업체들의 타격은 극심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에버랜드나 아워홈 등 일부 한성식품의 납품을 받아 온 주요 단체급식업체는 식약청 발표 소식에 즉각 납품을 중단시키고 물량도 반품시킨 상황. 나아가 군소업체가 즉석에서 판매하는 포기김치나 반찬가게, 동네슈퍼의 김치시장도 크게 흔들릴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 관계자들은 내다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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