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부처의 연구개발(R&D) 프로젝트가 몇 년 사이 두 배가량 증가해 400건에 육박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각 부처가 손쉽게 예산을 따낼 수 있는 R&D 사업에 경쟁적으로 치중한 데 따른 것이다. 특히 정부는 오는 2007년 R&D 예산을 편성하면서 프로젝트를 올해보다 9.4% 늘릴 계획으로 알려져 중복투자에 따른 예산낭비마저 우려되는 상황이다. 이에 따라 각 부처에 산재한 R&D 프로젝트에 대한 종합적인 조정이 요구되고 있다. 2일 과학기술부ㆍ산업자원부 등 정부 기관에 따르면 올해 각 부처의 R&D 프로젝트 사업 수는 393개에 이른다. R&D 프로젝트는 지난 2001년 208개 등 200개 안팎이었으나 참여정부 들어 큰 폭으로 증가, 400개를 목전에 두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전세계적으로 가장 많다고 보고 있다. 주요 부처별 R&D 사업을 살펴보면 산자부가 산업기술ㆍ지역산업진흥ㆍ에너지 등 3개 분야에서 총 72개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으며 정보통신부는 인력양성, 기술개발 등 4개 분야의 60개 사업에 R&D 예산을 투여하고 있다. 과학기술부는 6개 분야에서 64개 프로젝트, 교육인적자원부는 11개 분야에서 30여개 사업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 외에 다른 부처 역시 적게는 10여종류, 많게는 40여종류의 프로젝트를 가동 중이다. 정통부의 한 관계자는 “R&D 프로젝트가 많다 보니 우리 부서뿐 아니라 각 부처들도 세부적으로 어떤 사업을 하는지 그 규모를 정확하게 판단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올해 R&D 예산은 총 8조9,000억원으로 이중 과기부 2조1,700억원, 교육부 9,670억원, 산자부 1조9,000억원, 정통부 8,000억원 등이 배정됐다. 이런 가운데 현재 정부는 2007년 예산 편성에서 R&D 사업 프로젝트를 현재 393개보다 많은 430개로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과학기술계의 한 관계자는 “R&D 예산이 따기 쉬워서라기보다 각 부처가 경쟁적으로 사업을 세분화해 이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며 “중복 투자는 물론 세금이 어떻게 사용됐는지도 알기 힘든 구조가 됐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종합적인 조정이 시급히 요구된다”고 말했다. 한편 과기부는 R&D를 포함해 정부 각 부처가 운영하고 있는 80여개 중장기 과학기술계획을 재조정하기 위한 작업을 벌이고 있다. 하지만 이것 역시 R&D 전반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