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이 다시 고조되면서 우리나라의 신용도를 표시하는 지표들이 줄줄이 급락하고 있다. 특히 달러와 원화를 교환하는 통화스와프(CRS) 금리가 제로(0%)까지 추락하면서 달러자금을 빌리고 원화를 빌려줬을 때 달러 이자는 지급해야 하지만 받을 원화 이자는 없는 상황이 벌어질 만큼 원화 자금의 가치가 추락했다.
16일 국제금융시장에 따르면 CRS 1년물은 전날보다 100bp(bp=0.01%) 폭락하면서 제로 금리에 실거래가 체결됐으며 지표상 마이너스로 떨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됐다.
CRS 금리가 제로라는 것은 원화와 달러를 교환할 때 달러를 빌려준 곳은 상대방으로부터 리보(통상 6개월 만기 리보 금리) 이자를 받지만 원화를 빌려준 곳은 이자를 한푼도 못 받는다는 의미이다.
이날 시장에서는 지표로 공식화하지는 않았지만 마이너스 CRS 금리까지 등장한 것으로 알려져 달러를 확보하려는 수요가 급증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CRS 금리가 마이너스라는 것은 원화를 빌려주면서 이자까지 줘야 한다는 의미이다.
시중은행의 한 딜러는 “환율이 폭등하면서 달러자금 불안이 커졌다”며 “금리 여부에 관계없이 일단 달러를 확보해야 한다는 강박이 강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우리나라의 신용도가 이처럼 떨어지고 있는 것은 지난 15일 세계적인 신용평가기관인 스탠더드앤푸어스(S&P)가 국내 7개 은행의 신용등급을 ‘부정적 관찰 대상’으로 사실상 하향 조정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평가기관들이 우리나라의 신용등급을 당장 하향 조정하지는 않겠지만 국제 금융시장의 불안으로 신인도와 관련된 지표들이 떨어지는 것은 불가피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